정치

“다케시마의 날 각료 참석 요청”…마루야마 다쓰야 지사, 일본 정부 압박에 파장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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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로 한일 갈등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일본 시마네현이 내각 각료의 ‘다케시마의 날’ 공식 참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핵심 인물인 시마네현 마루야마 다쓰야 지사는 4일 내각부에서 아카마 지로 영토문제담당상을 만나 각료 참석 요청과 정부 대응 강화를 촉구했다. 일본 정치권에서 독도 문제를 중앙 정부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마루야마 지사는 이날 면담에서 한국 정부가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담은 서류를 직접 전달했다. 시마네현은 특히 일본 내각이 국무회의에서 ‘다케시마의 날’을 공식 제정하고 조기 행사를 주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2월 22일로 지정된 ‘다케시마의 날’은 시마네현 주도로 기념식이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아카마 지로 영토문제담당상은 “의뢰 문서가 도착했으므로 검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각료급 인사의 행사 참석 여부는 보수층 결집과 한일 외교에 모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앞서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이던 9월 27일 토론회에서 “본래 대신이 다케시마의 날에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은가. 그것은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어 “모두가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기류에 대해 일본 언론도 “다카이치 총리의 대응이 주목될 듯하다”고 해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013년 이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정무관을 파견해 왔으나, 각료 참석은 정무관보다 높은 파급력을 낳을 수 있다. 집권 자민당은 ‘독도=다케시마’ 이슈를 국내 결속과 외교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일본은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급유 지원을 검토하다가, 블랙이글스 일부가 독도 상공을 비행한 사실을 확인한 뒤 항의를 포함한 지원 계획을 전격 중단했다.

 

한일 관계가 민감해지는 가운데, 시마네현 등 지방정부의 요구와 자민당 내 강경 노선의 목소리가 맞물리면서 시기별 외교적 마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각료 참석 등 후속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며, 향후 ‘다케시마의 날’ 행사와 주변국 반응이 지역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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