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영, 잔잔했던 엔딩 뒤로 남은 고백”…금주를 부탁해 쌍방 우산→시청자 가슴에 길게 스며든다
조용히 내리는 우산 너머로 담담히 미소를 비추는 얼굴, 드라마의 마지막 시간을 품고 있던 최수영의 모습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월화드라마 ‘금주를 부탁해’에서 한금주로 분해 온전히 성장의 서사를 연기한 최수영의 한마디는 시청자 가슴에 천천히 파문처럼 번졌다. 익숙하고도 쓸쓸한 일상의 순간부터, 인생의 굴곡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인물의 내면까지 한 겹 한 겹 섬세하게 어루만지던 그녀의 연기가 작품의 엔딩만큼이나 잔잔한 감동으로 스며들었다.
최수영은 마지막 인사를 통해 “정성과 마음을 다한 이야기였기에 많은 분들과 진심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조심스럽게 소회를 전했다. 고등학생 한금주에서부터 30대의 한 여성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긴 시간 동안 그려온 만큼, 자신의 감정뿐 아닌 가족,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어디서나 상처 입고, 다시 일어서려는 인물의 흐름을 세밀히 지켜낸 연기가 돋보였다. 극 중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성령, 김상호, 조윤희 등과의 가족애, 그리고 절친에서 연인으로 이어진 공명과의 로맨스는 시청자들로부터 남다른 공감대를 얻었다.

특히 최수영과 공명이 그려낸 우산의 상징적 장면은 금주와 의준의 내면을 관통하며 극을 이끌었다. 4회 엔딩, 자신의 삶에 우산 하나 씌워 줄 이가 없다는 허무함 속에서 의준이 조용히 건네는 우산은 금주로 해금 자신을 직시하게 했고, 바로 그 순간이 술을 끊겠다는 결심을 이끌었다. 더불어 이 구조는 10회 엔딩에서 금주가 다시 의준을 위해 또 한 번의 우산을 건네며, 두 사람의 관계가 일방이 아닌 서로가 서로의 그늘이 돼주는 서사로 깊어졌다. 이 여운은 드라마의 메시지와도 닿아 있다. 최수영은 “힘든 순간마다 침투하는 술 문화 앞에서,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며 작품에 깃든 따뜻한 진심을 강조했다.
동료 연기자들에게는 “다시 꼭 만나고 싶은 가족”이라는 진심 어린 고마움을, 공명에게는 “연기적으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었던 파트너”라는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두 배우의 앙상블이 극 전체의 완성도와 설득력을 높였다는 현장 반응이 이어졌다. 또한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금주, 잘 보고 있어요”라는 시청자들의 응원 메시지는 최수영에게 더욱 오래 남는 위로가 됐다.
마지막 인사에는 한층 진한 감정이 녹아 있었다. “제가 받은 만큼 시청자들 역시 ‘금주를 부탁해’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는, 한 작품과 한 인물이 시청자에게 건넨 진심의 정점이었다. 어쩌면 서로의 우산이 돼준 금주와 의준의 쌍방 서사,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긴 파동이야말로 극이 남긴 가장 큰 선물임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일상의 굴곡 위에 번진 성장과 치유의 흐름, 그리고 세월을 품은 배우의 목소리는 이제 긴 여운으로 남았다. 희망과 공감의 메시지를 길게 남기며 ‘금주를 부탁해’는 지난 17일 시청자와 이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