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홉, 고양벌을 울리다”…방탄소년단 눈물→52만 아미와 폭우 속 또 새로운 약속
열정과 기대가 어우러진 여름밤,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위로 폭우가 쏟아졌지만, 제이홉의 무대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은 그는 흔들림 없이 객석을 바라보며, 수만 아미의 함성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한 그의 표정, 스테이지를 수놓는 불꽃과 빗방울, 그리고 어디에도 식지 않는 현장의 온기까지. 52만 9천 명의 관객이 하나의 파도가 돼 데뷔 11주년의 역사를 함께 썼다.
이번 ‘j-hope Tour ‘HOPE ON THE STAGE’ FINAL’은 제이홉에게도 꿈이자 도전이었다. 첫날 무대엔 진과 정국이 깜짝 등장해 깊은 감동을 안겼고, 둘째 날에는 크러쉬가 무대를 빛내며 색다른 조합의 순간이 펼쳐졌다. 강렬한 힙합 사운드와 대담한 퍼포먼스, 솔로 앨범 ‘Jack In The Box’, 스페셜 앨범 ‘HOPE ON THE STREET VOL.1’ 그리고 신곡 ‘Killin’ It Girl (feat. GloRilla)’까지. 관객은 노래마다, 퍼포먼스마다 아미밤의 불빛과 환호로 응답했다.

특히 오랜만에 완전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하나의 무대에 모두 모인 순간, 공연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진이 ‘Don’t Say You Love Me’를 부르며 전하고픈 위로를 건넸고, 제이홉과 정국은 ‘Seven (feat. Latto)’로 완벽한 호흡을 증명했다. ‘봄날’과 ‘i wonder... (with Jung Kook of BTS)’, 그리고 세 멤버가 만든 ‘Jamais Vu’의 여운은 수천 손전등 불빛과 하나가 돼 밤하늘을 밝혔다.
제이홉은 깊어진 목소리로 “이 무대가 진짜 마지막이다. 하지만 끝은 또 새로운 시작이다. 아미와 나는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연결돼 있다”고 울컥한 소감을 전했다. 공연 내내 워터캐논과 불꽃, 리프트 브리지 등 현란한 특수 효과들이 더해져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응원법과 플래시의 파도가 객석을 여러 번 가로질렀다. 앙코르 무대에서야 비로소 쏟아낸 진심 어린 고백은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
2월 서울에서 시작해 세계 16개 도시를 누빈 제이홉의 단독 투어는 결국 33회, 52만 9천 명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고양벌에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무대 아래로 번진 함성과 소리 없는 눈물, 셀 수 없는 온기는 새로운 시간을 예고했다. 고민과 꿈이 교차하던 순간, 방탄소년단의 명곡들과 더불어 다시 한번 음악과 사랑의 힘을 노래했다.
개성 넘치는 무대와 완전체 멤버들의 만남, 그리고 아미와의 뜨거운 연결이 인상적이었던 ‘HOPE ON THE STAGE’ 투어의 피날레는 지난 14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