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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피서를 즐긴다”…서울 33도 무더위에 쏠리는 공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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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피서를 즐긴다”…서울 33도 무더위에 쏠리는 공간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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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에서는 집 밖 한 걸음조차 망설여진다는 이들이 많아졌다. 습도 높은 33도의 더위가 이어지면서, 도심 속 실내 공간이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다. 어쩌면 더위에 맞서는 가장 똑똑한 선택은, 그저 에어컨 바람에 몸을 맡기는 일상적인 피서법일지 모른다.

 

실제로 7일 서울은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르고, 밤에도 26도 아래로 좀체 떨어지지 않는다. 휴가를 멀리 떠나기 어려운 직장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시원한 실내 명소를 찾고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는 대형 수조를 유영하는 해양 생물들과 사진을 찍는 가족, 연인들의 모습이 끊이질 않는다. 서울식물원 온실에선 열대 식물의 짙은 초록과 시원한 공기가 어우러져 한여름에도 이국적인 산책이 가능하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코엑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코엑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온열 질환 위험이 커지는 무더위 속에서, 최근 3년간 서울 주요 박물관·과학관의 여름철 방문객은 꾸준히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여름방학 기간을 맞아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까지 확대하며 실내 피서객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더현대 서울,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 복합 쇼핑·놀이공간까지 실내 휴식과 오락을 아우르는 공간이 시민들의 새로운 피서지로 자리잡았다.

 

도시문화 트렌드 분석가 이연아 씨는 “온열 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단순히 시원하기만 한 곳보다 취향을 만족시키는 복합 공간 수요가 급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내 피서지의 본질은, 쾌적함과 동시에 가족이나 친구와의 특별한 경험까지 선물해준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올여름은 아쿠아리움에서 하루 종일 보내고 싶다” “백화점이 진짜 오아시스”라는 호응부터, “집 근처에 박물관이 있어 다행” “식물원에서 시원한 산책하며 힐링” 등 다양한 의견이 이어진다. 그만큼 각자의 취향에 따라 실내 피서지를 고른다는 점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사소한 공간 선택이지만, 그 안엔 도시 피서 문화의 변화와 세대별 라이프스타일이 담긴다. 누군가에겐 역사와 예술을 만나는 시간이, 또 누군가에겐 자연과의 느긋한 산책이 새로운 여름의 기호가 되고 있다. 실내에서 보내는 이 계절의 하루가, 작지만 의미 있는 여름의 풍경이 돼가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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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코엑스아쿠아리움#더현대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