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경제 협력 방안 집중 논의”…정의선·이재용, 한미일 경제대화서 공동 대응 강조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맞서기 위한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15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TED)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한국 주요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행사는 한미일 3국 정부 및 의회, 기업 주요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일본에서는 게이단렌, 도요타자동차, 소니그룹, NEC 등 재계 대표자들이 합류했다. 3국 정·재계 지도자들은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구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동북아 안보와 경제 현안을 망라한 토론을 이어갔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장에서 "작년에는 대중국, 한미일 협력 같은 것을 논의했는데 이번에는 기술, 통신, 에너지 등 많은 주제를 다루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문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다소 다르나, APEC 정상회의 이전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모임을 주도해온 빌 해거티 미국 상원의원은 “중국의 한국 조선업 제재나 일본 희토류 수출 중단이 최대 우려 사항”임을 강조하며, 중국의 경제적 조치가 한미일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해거티 의원은 “3국 리더가 모여 상업적 기반 강화와 집단 안보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일 경제대화는 작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개최된 이후, 서울, 도쿄를 거치며 정기적 정책 세미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대화는 우드로윌슨센터, 허드슨연구소, 21세기정책연구소 등 주요 싱크탱크가 주관하고 현대차그룹이 후원한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외 재계 거물들과 미 의회, 일본 재계가 논의 테이블에 모였다는 점에서 동북아 경제·안보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행사 이후 한미일 상호 이익 확대와 아태지역 공급망 안정화 논의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3국 정부와 재계는 오는 31일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해 추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