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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국채 매입 감액폭 대폭 축소”…우에다 가즈오의 시장 안정 행보→채권시장 긴장 고조
국제

“일본은행, 국채 매입 감액폭 대폭 축소”…우에다 가즈오의 시장 안정 행보→채권시장 긴장 고조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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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도쿄는 회색빛 안개와 낡은 고층건물들의 실루엣이 얽혀 있다. 그 한가운데, 일본은행 본점이 지키는 조용한 거리에 금융 정책의 바람이 감돌고 있었다. 아침 언론이 전한 소식은 국내외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2025년 4월, 일본은행이 분기당 국채 매입 감액폭을 지금의 절반, 2천억엔으로 축소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었다.

 

이 거대한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이미 단계적인 양적긴축에 돌입해, 3월까지는 아직 기존의 분기당 4천억엔 감액 기조를 유지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7월 5조7천억엔까지 이르렀던 분기별 국채매입 규모는, 내년 1월이면 2조9천억엔 선까지 줄어든다. 매입액은 앞으로 2조1천억엔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잇따른다.

일본은행, 내년 4월부터 국채 매입 감액폭 분기당 2천억엔으로 축소
일본은행, 내년 4월부터 국채 매입 감액폭 분기당 2천억엔으로 축소

정책 배경에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의 “시장 충격 최소화” 원칙이 자리한다. 극단적인 금리 급등을 피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늦추려는 중앙은행의 섬세한 고뇌가 정책 곳곳에 배어 있다. 글로벌 경제를 덮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 끝나지 않는 불확실성이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역대급 장기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온 일본은행은 기준금리 0.5%를 지키며 신중하게 한 걸음씩 움직이고 있다. 양적완화에서 긴축의 시대로 옮겨가며 마주한 시장의 숨결은 조심스럽고, 해외 투자자와 현지 금융기관 모두 숨죽이고 그 변화를 응시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채권·외환시장에 어느새 파문을 남기기 시작했다. 국채 매입 축소와 금리 동결이 시장 내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지, 혹은 조심스러운 긴축이 일본 경제의 체온을 지키게 할지 쉽게 단언하긴 어렵다. 일본 정부와 금융시장, 그리고 이웃 한국과 세계 각국 모두, 우에다 총재의 다음 발걸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이 변화의 물결은, 일본 국채시장에, 그리고 세계 경제의 기류 속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그려나갈 통화정책의 행간마다, 시장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스며든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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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우에다가즈오#국채매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