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8% 급감한 코인거래량…이스라엘·이란 충돌에 시장 변동성 확대, 비트코인·도지코인 하락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깊은 혼돈에 빠졌다. 지정학적 불안은 한밤의 바람처럼 투자자들의 마음에 스며들었고,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시장은 그 속에서 큰 파도를 만났다. 전 세계가 숨을 죽인 채 중동 전쟁의 향방을 주시하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한층 묵직해졌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 가격과 거래량은 즉각 반응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거센 후폭풍이 닥쳤다. 6월 15일 오전 6시 기준,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의 하루 거래액은 2조 3,502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불과 하루 만에 2조 6,299억 원이 증발한 것으로, 무려 52.8%의 급락세다. 업비트는 전체의 62.5%인 1조 4,690억 원, 빗썸은 8,337억 원, 코인원 418억 원, 코빗 57억 원에 그쳤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15/1749937526317_523900345.webp)
시장 위축은 곧바로 주요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6월 14일 업비트 종가 기준 1억 4,627만 원으로, 하루 새 99만 원, 0.67% 미끄러졌다. 5월 5일 50일 최저점(1,348만 9천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8% 넘게 올랐지만, 단기 상승세는 꺾였다. 이더리움 역시 3,504,000원이 돼 전일보다 2.23% 하락, 하방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알트코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지코인은 246.7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1.52% 떨어졌다. 리플 XRP 역시 2,970원으로 0.47% 내렸다. 둘 다 6월 초 저점과 비교하면 소폭 반등했으나, 당장의 시장 방향성을 되찾지 못한 채 보합권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와중에 파이코인은 오히려 기이한 상승세를 보였다. 825.8원에 거래되며 6.32%나 올랐고, 조용한 시장에서 홀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2,855조 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그 뒤를 이더리움, 테더, 리플 XRP 등 메이저 코인들이 이었다.
거래가 이뤄진 원화 비중도 급감했다. 코인힐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3.54%가 미국 달러, 2.74%가 일본 엔, 국내 원화는 1.74%에 그쳤다. 이는 달러 및 엔화 대비 원화 거래량 점유율이 더 하락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가 더 빠르게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업비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은 포켓네트워크로, 1,575억 원치 거래됐다. 이날 23.33%나 오르며 단연 돋보였다. 이어 리플 XRP, 이더리움, 애니메코인, 비트코인 순이었으며, 하락장 속 애니메코인은 1.98%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상승률로 보면 보라(31.66%), 포켓네트워크(30.33%), 레이븐코인(19.71%),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17.36%), 오브스(16.62%) 등 주로 소형 종목이 두 자릿수 오름폭을 보였다. 이 중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은 업비트와 빗썸 양 거래소 모두에서 강세를 보였고, 포켓네트워크 역시 동시다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한편 빗썸에서 최다 거래 종목은 맵프로토콜로 676억 원을 기록했다. 리플 XRP, 미버스, 테더, 비트코인이 뒤를 이었고, 소형 알트코인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시장 내 투기성 거래가 일시적으로 강화됐음이 감지됐다.
전체적으로 거래량의 급감과 주력 코인의 하락은 시장이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를 담고 있다. 변동성 심화 속에서 메이저 자산의 명확한 반전장 신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부 저가 코인 중심의 투기적 매수세가 무질서하게 밀려들고 있다. 투자자라면 이런 불확실성의 바다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단기 추격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 거래량이 축소된 시기일수록 예기치 못한 급등락 위험이 커진다는 점은 새겨둘 필요가 있다.
금융 시장에 불어오는 정치적 격랑과 함께, 코인 시장이 보여주는 이 불안한 단기변동성은 투자자뿐만 아니라 가계와 기업, 청년 세대의 불안에까지 파도를 일으킨다. 앞으로 예정된 글로벌 정책 변화, 그리고 중동 정세의 향방에 귀를 기울인 채, 시장의 아슬아슬한 균형 위에서 냉철한 전략과 신중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