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관계 발전 재확인”…조현-왕이 첫 통화에 남북 긴장·서해 현안 집중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두고 한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맞붙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7월 28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통화를 진행하며, 조 장관의 첫 공식 외교 일정이 양국간 적극적 대화와 긴장 조율의 현장으로 옮겨갔다.
이날 통화에서 조현 장관과 왕이 부장은 한중 관계 발전의 확고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고위급 교류와 한반도 문제, 역내 정세 등 폭넓은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와 연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주요 의제로 부각됐고, 두 외교장관이 이에 맞춰 실질적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뜨거운 현안인 서해상 중국의 대형 구조물 설치와 관련해 양측은 입장 차도 여전했다. 한국 정부는 “우리 해양 이익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강조해 영유권 논쟁을 경계했으며, 중국 측은 “해당 시설은 순수 양식 목적일 뿐 영유권이나 해양 경계획정 문제와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기본 입장 교환과 현안 관리의 중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핵심 의제로 남북관계도 조명됐다. 조현 장관은 최근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가운데,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 전환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역시 역내 안정과 북한 문제의 대화적 해결 방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신중한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통화는 조현 장관이 지난 24일 일본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첫 대화를 가진 데 이어 이뤄졌고, 미국과의 상견례 성격 외교장관 통화는 차주 워싱턴 방문에서 대면 회담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최근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중 외교장관 통화가 양국간 민감 현안 관리와 대화 복원을 위한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2025년 하반기 APEC 정상회의 개최 시점에 맞춰 양국관계 발전 및 역내 긴장 완화 해법 모색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