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5게임 11-9 역전극”…마영민·허예림, 고등부 단식 우승→탁구계 새 바람
숨 가쁜 마지막 랠리, 젊은 탁구의 패기가 선배들을 흔들었다. 경기장을 채운 박수와 환호 속에서 마영민은 자신의 마지막 한 점에 온 힘을 실었다. 우승의 순간, 허예림 역시 치열한 라켓 싸움 끝에 빛나는 챔피언의 얼굴로 코트를 장식했다.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 선승관에서 열린 제41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탁구대회 고등부 단식에서 중학생 신예 마영민(정곡중)과 허예림(송산중·화성도시공사 U-15팀)이 각각 남녀 정상에 오르며 탁구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마영민은 남자고등부 결승에서 염채원(대전동산고)을 상대로 3-2(7-11 11-5 11-6 11-13 11-9)로 역전승을 거뒀다. 올해 중학교 2학년임에도 상향 출전 제도를 활용해 고등부에 도전장을 내민 마영민은 모든 고교 선배들을 연달아 꺾으며, 탁구계의 두터운 벽을 스스로 돌파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유스 시리즈 3연속 우승자인 이승수(대전동산중)를 3-1로 제치며 대활약을 펼쳤다.
결승전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최종 5게임이었다. 2-2로 팽팽히 맞선 승부처에서 마영민은 냉정함을 잃지 않고 11-9로 승리를 일궈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 직후 마영민은 고등부 선배들과의 경기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 “정말 뜻깊고 기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밝히며 새 목표를 다졌다.
여자고등부 단식 결승에서는 허예림(송산중·화성도시공사 U-15팀)이 윤선아(근화여고)를 3-1(4-11 11-4 11-6 11-8)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허예림은 지난해 국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실업 선배들을 상대로 6승 1패의 기록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 2월 도하 대회 U-19 여자단식 우승 등 국제무대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한탁구협회가 올해 신설한 상향 출전 제도 역시 큰 주목을 끌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연령 구분 없이 상위부문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한 이 제도를 통해, 마영민과 허예림 같은 유망주들의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 남자고등부 단체전은 대전동산고가, 여자고등부 단체전은 화성도시공사 U-18팀이 각각 정상에 올랐다.
한국 탁구의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마영민과 허예림의 고등부 제패는 국내 탁구계에 신선한 충격과 기대를 동시에 안겼다. 탁구협회는 앞으로도 상향 출전 제도를 지속 운영하며,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신예 선수들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타오르는 기회의 순간과 꿈을 닮은 손끝의 떨림, 주목받는 신예들의 한 걸음은 국내 탁구의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희망의 기록으로 남았다. 대회는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 선승관에서 치러졌으며, 남녀 단식 정상에 오른 마영민과 허예림이 만든 이 서사는 많은 탁구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