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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헤르츠로 병째 분석”…연세의료원, 들기름 오메가3 실시간 정량 → 식용유 품질 판 바뀐다
IT/바이오

“테라헤르츠로 병째 분석”…연세의료원, 들기름 오메가3 실시간 정량 → 식용유 품질 판 바뀐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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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헤르츠파를 활용한 식용오일 분석 기술이 식품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연세의료원-생명공학연구원 메디컬융합연구소 연구진이 포항가속기연구소, 고등광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병을 열지 않고도 들기름과 같은 식용유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을 실시간·비파괴적으로 정량하는 방법을 개발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식품 검사 효율 경쟁’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연세의료원 오승재, 양난희, 맹인희 교수팀이 발표한 이 기술은 테라헤르츠 시간영역 분광기술(THz-TDS)을 기반으로 한다. 테라헤르츠파(THz)는 0.03~3밀리미터 범위의 전자기파로,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강력한 물질 투과성을 갖는다. 오일 시료를 손상시키지 않고 분자동 변화도 민감하게 감지하는 특성 덕분에, 비접촉·비파괴적 방식으로 식용유 중 오메가3 지방산 함량(특히 알파리놀렌산)을 빠르게 판독할 수 있다. 전통 분석법인 핵자기공명,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는 고비용과 긴 분석 시간 한계가 있었지만, 테라헤르츠 기술은 병에 담긴 상태에서도 함량 지표를 추출한다.

연구팀은 콩기름(58.5%), 옥수수유(3.6%), 들기름(8.0%) 등 시중 유통 오일을 대상으로, 각각의 알파리놀렌산 함유량을 기존 분석법과 테라헤르츠 시간영역 분광기법으로 비교했다. 테라헤르츠 분석 결과, 알파리놀렌산 함량이 높을수록 굴절률과 흡수 계수 값 또한 비례해 증가했다. 굴절률은 빛이 물질을 통과하며 감속되는 정도, 흡수 계수는 빛이 약화되는 정도를 뜻한다. 이 값을 정량적으로 해석하면 오메가3 지방산 함량 판독이 가능함이 실증됐다. 특히, 병을 개봉하지 않고도 테라헤르츠 반사율 차이로 오일 내부의 알파리놀렌산 농도를 실시간으로 구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오메가3 분석법 대비, 테라헤르츠 기술은 적외선·자외선 검사로도 분리되지 않는 분자 결합 특성까지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다. 고가의 정밀 분석장비 없이도, 식품공장에서 생산된 기름을 그대로 공정 중 검증하거나 유통 상태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품 안전 맞춤 관리, 위·변조 방지, 품질 인증 등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도 식용오일 함량 분석은 여전히 비용·시간 부담이 컸다. 미국 FDA 식품안전공정, 유럽 EMA 식품 검사 시스템 모두 고도의 샘플링과 후처리 과정에 의존해왔다. 테라헤르츠 기반, 비접촉성 분석 기술은 글로벌 식품 검사 트렌드를 선도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오승재 교수는 “테라헤르츠 기술을 활용하면, 병에 담겨있는 상태로도 오메가3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검증할 수 있다”며 “전처리가 필요 없고, 실시간·비파괴적 분석을 통해 향후 식품 안전, 영양표시 인증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특정 함량 구분의 정량 정확도, 산업 현장 별 기기 적용 이슈 등이 남아있지만, 업계는 이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적용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산업 규제, 식품 안전 기준의 균형이 새로운 식용오일 품질 시장의 성장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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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테라헤르츠파#알파리놀렌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