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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에 제2의 누누티비”…배현진, K-콘텐츠 불법 유포 실태 지적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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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불법 유포 문제를 두고 정치권과 저작권 관리 기관이 정면으로 맞섰다. 텔레그램 등 메신저 기반 채널을 활용한 불법 복제와 배포 실태가 국정감사에서 직접적으로 거론되며, K-드라마·영화 보호를 위한 정책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23일 한국저작권보호원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 질의에서 "텔레그램에 '한국 드라마(Korea drama)', '한국 영화(Korea movie)'를 검색하면 무료로 불법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채널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텔레그램을 통한 신종 'K-콘텐츠 훔쳐보기'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며 "제2의 '누누티비'와 다름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작권보호원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사실에 대해 인지 후 원작자에게 통보하고 구제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지만, 텔레그램에 대해서만은 제대로 된 대응이 없다"고 짚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와 웹하드, 웹사이트의 저작권 침해 상황에 연간 40억원 예산을 투입해 모니터링해 왔으나, 텔레그램 채널들에 대해서는 관련 협조 공문조차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배 의원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K-콘텐츠의 무단 유포와 소비가 이어지는 한, 창작자의 권리도, 문화 산업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작권보호원 측은 해외 거점 플랫폼과의 현실적 협조 난제를 호소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국제기구 연계, 플랫폼사 대화 확대 등 다각적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치권과 현장 전문가들은 불법 복제 근절 및 K-콘텐츠 생태계 보전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창작자 단체와 업계는 "정부가 실효성 있는 방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는 텔레그램 불법 유통 실태와 저작권보호원의 대응 미흡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향후 플랫폼별 저작권 침해 대응 체계 강화와 관련 법‧제도 개선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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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텔레그램#한국저작권보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