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대우 강요 사실 아냐”…김범석, 배민-쿠팡이츠 국감서 입장 표명

배달앱 업계를 둘러싼 가격조작과 입점업체 차별 의혹을 두고 정치권과 주요 기업 대표가 맞붙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아한형제들 김범석 대표와 쿠팡이츠 김명규 대표는 배달앱의 가격 정책과 업체 차별 논란, 라이더용 새로운 배달앱 도입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놓고 국회의 질의에 적극 답변했다.

가장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최혜대우’ 강요 의혹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은 입점업체에 음식 가격과 각종 혜택을 경쟁 앱과 동일 수준으로 낮추도록 요구했다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최근 배달의민족의 최혜대우 강요 의혹을 집중 질의하자, 김범석 대표는 “정책적으로 최혜대우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인영 의원이 강요 증거 자료를 제시하자, 김 대표는 “이 부분을 정확히 살펴보고 추후 따로 공유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감사에서는 배달앱이 소비자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음식 가격을 높이고 할인 행사를 적용하도록 권유한 ‘가격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김범석 대표는 “저희는 목표 상 고객에게 최대한 저렴한 가격을 드리는 것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회사 정책이 아니라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입점업체 대상 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일반 자영업자에게 프랜차이즈 사업자보다 높은 할인율을 요구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고, 김 대표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의 김명규 대표 역시 ‘불법 시장점유율 경쟁’ 및 가격 경쟁 심화에 대한 국회 측 지적에 “지적한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런 사실에 대해 명확히 확인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 업체 대표 모두 국회가 추진하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비스 개선에 관해 김범석 대표는 시범 도입 중인 라이더 배달앱 ‘로드러너’에 대해 “최대한 현장 피드백을 듣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로드러너는 배달의민족의 독일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개발한 앱으로, 라이더가 주도적으로 시간대를 예약해 일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그러나 라이더 단체는 운행 거리 반영 문제 등 기존 ‘배민 커넥트’보다 불편함이 크다며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범석 대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는 배달앱 업체의 불공정 거래와 서비스 구조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결과와 플랫폼 기업들의 후속 조치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배달앱 시장의 공정성 확보와 소비자·라이더 보호를 위한 추가 논의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