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연속 득점쇼”…안세영, 야마구치 누르고 결승행→2연패 도전 시동

결정적인 순간, 안세영의 손끝이 만들어낸 반전은 경기장 전체를 압도했다. 긴장과 기대가 교차한 무대, 1게임에서 7-9까지 밀렸던 흐름은 10점 연속 득점으로 단숨에 뒤집혔다. 관중석의 숨죽인 환호가 안세영의 과감한 스매시와 함께 파도처럼 번져 나갔다.

안세영은 20일 중국 선전 아레나에서 치러진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0 21-14)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대치로 긴장감이 높았다. 1게임에서 6-6, 7-9의 접전이 이어졌지만, 안세영은 침착하게 리듬을 끌어올리며 10점을 연달아 빼앗아 21-10으로 첫 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 들어서도 12-12 동점 상황까지 양 선수 모두 빠른 랠리와 날카로운 코스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안세영은 상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다시 9점을 연속 획득하며 승기를 굳히는 집중력을 보였다. 전체 경기 시간은 단 39분에 불과했다.

올 시즌 안세영은 이미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서 나란히 슈퍼 1000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인도오픈과 일본오픈 등 슈퍼 750 대회, 오를레앙 마스터스 슈퍼 300까지 차례로 제패하며 자신만의 기록을 세워왔다.

지난달 세계개인선수권에서 준결승 탈락으로 2연패 달성에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이번 중국 마스터스 결승 무대가 다시 한 번 역사를 쓸 기회로 다가왔다. 결승 상대는 김가은과 세계랭킹 3위 한웨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확정된다. 김가은은 전날 4강에서 2위 왕즈이를 꺾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만약 안세영이 결승에서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월드투어 2연패는 물론 통산 우승 기록에 새로운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고된 승부 끝에 터져 나오는 선수들의 환희와 팬들의 아낌없는 박수, 그 순간은 긴 여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결승 무대가 더욱 특별한 이유다. 대회 결승전과 안세영의 2연패 도전은 추석 연휴 기간 펼쳐질 예정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