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카트니, 브라이언 윌슨을 노래하다”…펫 사운즈에 머문 눈물→팝 음악 신화의 침묵
펫 사운즈의 선율이 남긴 빈자리는 폴 매카트니의 애틋한 추모 속에서 더욱 크게 다가왔다. 조용히 스며드는 눈빛과 따스한 언어로 브라이언 윌슨을 기억하는 순간, 그들의 음악에 담긴 시간은 잠시 멈추었다. 폴 매카트니가 전한 애도는 젊은 시절 서로를 자극했던 두 거장의 우정과 음악 그 자체를 다시 환기시키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폴 매카트니는 비치보이스 리더 브라이언 윌슨의 별세 소식 이후, “브라이언 윌슨 없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까요. 오직 신만이 아실 겁니다”라는 단 한 문장으로 침묵 속에서 울림을 더했다. 그 슬픈 고백은 한 시대를 대표해왔던 두 밴드, 비틀스와 비치보이스 사이의 음악적 동행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감동임을 상기시켰다.

1960년대를 관통한 비틀스와 비치보이스의 이름은 문화와 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치열히 영감을 주고받았다. 폴 매카트니를 비롯한 비틀스는 늘 ‘펫 사운즈’에 존경을 표했고, 실제로 매카트니는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꼽았다. ‘갓 온리 노스’, ‘슬룹 존 B’, ‘우든트 잇 비 나이스’로 대표되는 앨범에서 배어나온 새로운 사운드 혁신은 비틀스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로 이어졌다는 사실 역시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추모는 언어와 사진, 그리고 수많은 기억으로 이어졌다. 폴 매카트니는 “브라이언은 노래에 마법을 불어넣은 음악적 천재였다”고 이야기하면서, 브라이언 윌슨의 곁에서 보냈던 영광의 순간을 떠올렸다. 두 거장은 차가운 경쟁이 아닌, 손끝에 닿는 따스한 존경과 응원을 나눴다. 매카트니는 “‘펫 사운즈’가 없었다면 비틀스가 달라졌을 테고, 당신의 음악이 내 영혼을 흔들었다”는 진정을 아낌없이 표현하며 선배로서의 겸손도 함께 남겼다.
연결은 쉬이 끊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같은 무대에서 함께 노래한 데 이어, 2004년 윌슨의 앨범 작업에도 동참해 ‘어 프렌드 라이크 유’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매카트니는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영원한 경쟁이자 동료로 살아온 두 아티스트의 서사는 세월이 깊어질수록 완성된 우정의 노래처럼 빛났다.
폴 매카트니의 가슴에서 흘러나온 진심 어린 메시지는 뮤직 팬들을 다시 한 번 감동시켰다. 이제 어둠을 비추던 조명의 끝에 남은 것은 브라이언 윌슨의 선율, 그리고 폴 매카트니가 건넨 사랑의 한마디뿐이다. 그 빛과 침묵은 비치보이스, 그리고 팝 음악의 역사에 오래도록 머물며, ‘펫 사운즈’의 마지막 음이 천천히 사라지는 순간까지도 세상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비치보이스와 폴 매카트니의 특별한 교류와 감동의 음악적 순간은 오랜 세월을 건너 많은 이들에게 위안으로 전해졌다. ‘펫 사운즈’와 두 거장의 이름은 앞으로도 세대를 뛰어넘는 영감의 원천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