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계 파문”…고교 레슬링 지도자, 선수 폭행→진상조사 착수
경기장을 뒤흔든 폭력의 그림자 앞에서, 선수와 관중 모두는 잠시 말을 잃었다. 소년의 땀이 채 마르기도 전에 불거진 고교 레슬링 지도자의 폭행은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에게 씁쓸한 충격을 안겼다. 짧은 함성보다 긴 파문, 스포츠의 품격을 되묻게 한 순간이었다.
지난 7월 강원도 양구군에서 펼쳐진 제51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레슬링대회 당시, 지방의 한 고교 소속 지도자 A씨가 소속 선수를 경기 종료 직후 폭행하는 장면이 중계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목덜미를 움켜잡고 경기장 밖으로 끌고 나간 뒤, 선수의 목과 가슴을 가격하는 행위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불미스러운 장면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전국에 확산됐고, 레슬링계와 체육계에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사건 신고가 접수되자 스포츠윤리센터와 대한레슬링협회는 즉시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대한레슬링협회는 “다음 주 관계자들을 소환해 구체적 진상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와 징계 권고, 협회 자체 조사를 토대로 스포츠공정위원회 회부 여부까지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계자들은 현재 폭행 경위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증언 수집과 영상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역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로 체육 현장 내 폭력 근절 의지를 재확인했다.
뜨거운 여름을 뚫고 울려 퍼진 경기장 함성은 이내 아쉬운 침묵으로 변했다. 현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수 보호와 지도자 인권 교육,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스포츠의 가치와 청소년 선수들의 꿈을 지키기 위한 사회의 숙제가 또다시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