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 열람만 10시간 반”…조은석 특검, 추경호 추가 소환 없다고 밝혀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둘러싸고 조은석 특별검사팀과 주요 정치 인사들이 정면 충돌했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시간이 넘는 조서 열람 끝에 조사 절차를 마쳤으며,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은 또다시 불발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 박지영 특검보는 31일 추경호 전 원내대표 소환 조사와 관련해 “추 전 원내대표가 전날 오전 9시 58분에 조사실에 도착해 오후 9시 25분에 조사가 끝났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팀이 준비한 질문은 모두 소화됐다”고 설명하며 “조서 열람에만 10시간 35분이 소요됐고, 이날 오전 8시 45분께야 확인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 전 원내대표의 조서 분량은 표지 포함 171쪽에 달했으며, 3장 분량의 자필 진술서도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추 전 원내대표 측이 조서 내용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하고 상당 부분을 고치거나 추가 기재하면서 이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검찰은 “수사팀이 준비한 모든 질문이 이번 조사에서 처리됐다”며 “추가 소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사 진행이 길어지는 과정에서 무리한 조사가 이뤄졌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조서 열람 절차에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특별히 강조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특검팀은 조사 과정에서 계엄 선포 당일 윤 전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 내용, 당 내부 소통, 의총 장소 변경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께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택에 대해 2차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황 전 총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압수수색 집행에 실패했다. 박 특검보는 “황 전 총리가 변호인도 선임하지 않고, 전화를 해도 바로 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장 유효기간 마지막 날이어서 압수수색 영장은 이날 반납됐다.

황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혐의(내란 선동·선전)로 고발돼 특검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7일 1차 압수수색에도 황 전 총리의 거부로 집행을 마치지 못했다.

특검팀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조사에서 확보한 진술 등 자료를 추가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가 핵심 인사들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으며, 국회는 내란·외환 관련 수사와 연계된 현안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