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미군기지에서 ‘블랙 뮤직’ 울려 퍼졌다”…의정부, BMF 개최로 도시 혁신 신호탄
정치·문화의 접점에서 새로운 미래상이 그려지고 있다. 의정부시와 의정부문화재단이 25일, 블랙 뮤직 페스티벌(BMF)의 무대를 반환 미군기지 ‘캠프 레드 클라우드(CRC)’로 옮기면서 도시 혁신 논의가 본격 점화됐다. 미국과의 안보 지형 변화에 따른 도심 재생 이슈가 음악 축제와 결합한 사례로, 정치권과 지자체의 미군기지 활용 구상이 실질적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올해로 7회를 맞은 블랙 뮤직 페스티벌에는 한요한, WONSTEIN, 오르내림, Ryul, HAON, 스컬 & 하하, MIRANI, pH-1, 코스믹보이 등 인기 힙합 뮤지션들이 참여해 다양한 연출을 선보인다. 밴드 엔플라잉(N.Flying)도 협연 무대에 나서 힙합과 록의 장르 융합을 시도한다. 주요 공연진의 참여로 시민과 청년층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처음으로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 펼쳐진다. 의정부문화재단은 “오랜 기간 미군 부대가 주둔한 영향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비보이, 힙합 문화가 자연스럽게 성장했다”며, 장소 선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BMF는 힙합, 블루스, 가스펠, 소울, R&B, 재즈 등 미국 흑인음악 전통을 아우르는 축제다. 2018년부터 지역 청년 문화 재생의 상징적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정치권에서도 CRC의 변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의정부시는 미디어, 콘텐츠, AI 등 디지털 산업을 CRC 부지에 집적해 수도권 북부의 혁신 거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처럼 CRC를 개방해 시민의 공간으로 환원하고, 문화·산업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BMF 개최가 미군기지 개방과 활용의 모델을 확산하는 촉매가 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지역사회의 반응도 분분하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긍정적 기대감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는 미군기지 반환 부지의 관리·운영 방향에 대한 충분한 공론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페스티벌과 CRC 개방이 정주 여건 개선과 신산업 유치라는 도시 전략과 맞물리면서, 수도권 북부의 정치·행정 지형이 새롭게 재편될 조짐이다. 의정부시는 축제 개최를 계기로 CRC의 민간 개방 활성화와 디지털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