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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7.22로 0.27% 하락 마감”…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 가속→환율 반등에 투자심리 위축
경제

“2,637.22로 0.27% 하락 마감”…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 가속→환율 반등에 투자심리 위축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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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끝자락에서 코스피가 또 한 번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5월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27% 하락한 2,637.22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 2% 넘게 오르며 힘차게 반등했던 상승세는 차익실현 매물과 함께 숨죽이며 이내 꺾였다.  

 

시장의 아침은 2,630.29로 조심스레 출발했지만, 잠시 2,640선 회복이라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장 막판으로 접어들수록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와 기관의 동반 순매도가 지수를 다시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58억 원, 기관은 198억 원어치를 내던졌고, 개인들만이 533억 원어치를 받아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76억 원어치의 매도를 택했다.  

코스피 0.27% 하락…2,637.22 마감·외국인·기관 매도세 지속
코스피 0.27% 하락…2,637.22 마감·외국인·기관 매도세 지속

환율 역시 조심스럽게 상향곡선을 그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 오른 1,369.5원에 마감됐다. 한동안 차분했던 환율이 반등하며, 외국인 투자심리는 점차 움츠러드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이는 원화 약세가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에 그림자를 드리웠음을 시사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46%, 0.25%의 낙폭을 보였다. 이차전지 대표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1.98% 하락, POSCO홀딩스 역시 1.86% 밀렸다. KB금융은 하루 만에 시총 5위 자리마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내어주며 한 발 물러섰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소식이 전해진 고려아연은 4.25%로 낙폭이 컸다.  

 

반면, 방산주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48% 급등,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현대로템은 3.37% 오르며 6일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카카오와 셀트리온,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푸른 기운을 더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증권, 유통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의료정밀과 건설업종은 밝은 흐름을 연출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엇갈림 속에서 방향을 잡았다. 오르내림 끝에 1.84포인트, 0.25% 오른 727.11로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소폭 순매수, 기관의 순매도 구조 속에서, 바이오주는 미국 임상종양학회 학술대회를 앞두고 강세를 나타냈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가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주와 레인보우로보틱스, 리노공업 등은 약세 흐름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큰 폭의 상승을 이끌며 기대를 높였던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에서 차익실현성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의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해외 주요 이벤트를 앞둔 신중한 기류는 시장 전체를 감쌌다. 미국 2년물 국채 입찰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금주 남은 외부 변수들이 불확실성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7조9,020억 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6조220억 원으로 나타났다.  

 

오늘 증시의 맥박은 변동성의 단면 속에 숨은 긴장과 기대가 교차한다. 원화 약세와 외인 이탈, 업종별 극명한 명암은 자산 배분과 위험 관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투자자들은 다가올 미국 주요 지표와 환율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한 치 앞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장의 숲은 고요하다 못해 두터운 관망세로 전환했고, 내일의 방향성은 외풍에 더욱 예민해질 예정이다.  

 

앞으로도 환율 방향성, 대형주의 매매 동향, 글로벌 이벤트 일정 등 복합적인 요소가 국내 증시의 흐름을 지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와 가계, 기업 모두 한 템포 느린 숨 고르기로, 시장이 전개할 다음 장면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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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원화환율#한화에어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