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타 역사 썼다”…홍정민, 72홀 신기록→KLPGA 시즌 2승 질주
숲길을 따라 퍼져 나가던 환호성, 그리고 숨 막히는 긴장 끝에 홍정민의 우승 퍼팅이 그린을 적셨다. 가을 햇살 아래 이어진 경기, 홍정민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72홀 259타라는 신기록으로 시즌 2승을 완성했다. 과거의 기록을 단숨에 뛰어넘는 순간, 한 명의 선수가 역사를 어떻게 쓰는지 실감케 했다.
이번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홍정민은 첫날부터 과감한 샷 감각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3라운드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22개를 기록하며 최정상급의 안정감을 보여줬다. 결승 라운드에서는 4번 홀까지 3타를 줄였고, 잠시 5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으나 흔들림 없이 버디 5개를 쓸어 담았다. 최종 합계 29언더파 259타는 이전 김하늘의 최소타 기록(265타)을 6타나 단축한 KLPGA 신기록이자, 최다 언더파 기록을 무려 6타나 경신한 수치다.

홍정민의 신화 창조 이면엔 꾸준함과 뚜렷한 성장 궤적이 함께했다. 대회 기간 내내 한 번의 보기 외 버디만 31개를 쓸어 담았으며, 최종 우승으로 KLPGA 통산 3승 고지도 밟았다. 상금 역시 1억8천만원을 추가해 시즌 누적 8억9천892만원, 대상 포인트 랭킹 5위에서 단숨에 2위로 치솟았다. 무엇보다, 세 번 준우승에 그쳤던 시즌의 갈증을 말끔히 씻어내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한편, 이예원은 공동 17위에 머물러 상금 1위 자리를 내줬고, 유현조가 20언더파 268타로 준우승, 김민솔과 김민선, 노승희가 19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김아림은 공동 34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몽베르의 긴장 가득한 전장,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홍정민의 우승은 더욱 단단한 빛을 발했다.
어릴 적부터 ‘리틀 박세리’로 불리던 홍정민의 이름이 몽베르의 바람을 타고 코스 곳곳에 퍼졌다. 미국과 유럽 투어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8개 대회 톱10 진입, 꾸준함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KLPGA 투어 후반전, 홍정민이 다시 쓴 기록은 상금왕 경쟁에 강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가 기우는 시간, 그린 위에 남겨진 새로운 발자국. 홍정민의 샷은 한 시대의 기억이 되었고, 골프팬들은 조용히 다음 순간을 기다렸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의 역사적 장면은 경기도 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 또 하나의 전설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