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 정보도 털렸을까”…SKT 개인정보 유출 공지에 쏠린 불안과 분노
요즘 SKT 이용자들 사이에서 ‘개인정보 유출 조회’가 일상 과제가 됐다. 예전엔 드물고 먼 일처럼 느껴졌던 대형 해킹 사고지만, 지금은 내 정보가 얼마나, 어디까지 퍼졌는지 걱정하는 시간이 익숙해졌다.
28일부터 SK텔레콤은 공식 온라인 채널(T월드)에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실제로 SNS와 커뮤니티에는 “다 털렸다”, “조회해보니 내 번호도 포함됐다”는 인증 글이 잇따르고 있다. 휴대전화 번호, 가입자 식별번호(IMSI), 유심 인증 키, 내부 관리용 정보 등 최대 21가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SKT 측은 “2025년 4월 18일 해킹으로 인해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공지한 뒤, 하루 만에 수만 명의 조회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만 14세 미만 고객은 매장이나 고객센터에서 서류를 내고서야 확인할 수 있다. SKT는 사고 직후 인증 차단 시스템(FDS 2.0)과 유심 보호 서비스, 무료 유심 교체 등 조치를 내놨지만, “유심만 바꿔서 끝날 일인가”라는 회의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사고 후 아직까지 2차 피해는 공식 보고되지 않았지만, 언제 어디서 내 정보가 쓰일지 불안감은 채워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보안이 생활의 일부라는 사실을 재확인한다. 한 정보보호 컨설턴트는 “단순히 설비 개선이나 유심 재교체를 넘어, 통신사는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는 “정보 유출은 ‘내 선택’과 관계없는 일인 만큼, 소비자 관점에서 반복되는 피해를 막을 대책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그냥 다 털린 거네”, “유심 의미 있나”, “폰 바꿀 돈 내놔” 등 냉소가 많다. T 고객 감사 패키지(8월 한 달 요금 50% 할인, 데이터 50GB 추가 등) 보상 정책이 추가 발표됐지만, 피해자들은 “말로만 사과한다”, “압도적 1등 통신사의 책임감은 어디 갔냐”라며 분노와 실망을 쏟아냈다.
사소한 정보 하나가 내 삶을 위협할 수 있는 시대. 이번 SKT 사건은 ‘보안은 서비스 만족도 못지않게 중요한 라이프 조건’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지금 이 불안은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