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8분 통한의 실점”…저메인 료 결승골→한국, 한일전 3연패 동아시안컵 준우승
가파른 긴장, 그리고 번지는 한숨. 뜨거운 비가 내리던 용인 미르스타디움에는 숨죽인 관중들이 빽빽이 들어찼다. 8분 만에 저메인 료의 시원한 왼발 발리 골이 터지자, 한국축구대표팀 벤치의 표정이 굳어졌다. 팬들은 끝까지 응원을 이어갔지만, 수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한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일본에 0-1로 무릎을 꿇으며 한일전 3연패와 동아시안컵 준우승의 아쉬운 역사를 남겼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결정적 선제골의 순간을 놓쳤다. 전반 7분, 나상호의 슛이 골대를 맞히며 기회를 만들었으나, 곧바로 1분 뒤 미야시로 다이세이의 크로스를 저메인 료가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일본이 앞서갔다. 저메인 료는 이번 대회 5호골로 득점 순위를 굳혔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과감했다. 나상호와 이동경을 측면에 내세우고, 서민우와 김진규로 중원을 꾸려 재차 균형을 노렸다. 조현우가 골키퍼로 선발됐고, 주민규가 최전방에서 움직임을 보여줬다. 후반전에는 이호재, 문선민, 오세훈, 강상윤이 교체로 투입돼 분위기 전환에 힘썼다. 그러나 일본의 촘촘한 조직력과 강한 몸싸움, 결정적인 순간마다 맞선 골키퍼 마무리까지, 한국은 상대를 뚫어내지 못했다.
후반 39분 이호재의 시저스킥, 문선민의 날카로운 돌파 등 몇 차례 반전의 찬스가 이어졌다. 하지만 일본 수문장의 선방에 모두 막혔다. 이렇게 한국은 2승 1패, 승점 6점으로 일본(3전 전승, 승점 9)에 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9년 부산 대회 이후 동아시안컵 한일전 3연패는 처음이었고, 최근 한일전 10경기에서도 2승 3무 5패로 성적이 주춤했다.
이번 패배로 홍명보 감독은 부임 이후 쌓아왔던 13경기 연속 무패(월드컵 3차 예선 6승 4무 포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여름 밤을 수놓은 에너지, 벤치와 관중의 박수는 다시 일어설 내일을 촉진하고 있었다.
한때의 탄식이 이제 내일을 향한다. 경기가 열린 용인 미르스타디움, 그리고 전국의 팬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다시 한 번 한국축구의 내일을 응원했다. 한국대표팀은 다음 A매치 일정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