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신약 이중 표적 공략”…삼성바이오에피스, 중국과 공동개발 본격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개발 패러다임이 글로벌 협업을 통해 한층 진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국 바이오테크 프론트라인바이오파마와 이중 항체-이중 페이로드 기술을 활용한 ADC 후보물질의 공동 연구, 제조, 상업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프론트라인바이오파마가 보유한 이중 표적(dual target)·이중 페이로드(dual payload) 플랫폼은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와 HER3(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3)를 동시에 겨냥해 다양한 암종에서 치료 효과 확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업계는 아시아 양사의 협력을 ‘ADC 신약 글로벌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론트라인 파이프라인 2종의 공동 개발권을 확보했다. 특히 첫 공동 프로젝트인 ‘TJ108’은 토포이소머라제-1 및 튜불린 억제제 등 두 가지 서로 다른 기전의 페이로드를 결합해 암세포 표적성과 사멸 능력을 높였다. 기존 단일 페이로드, 단일 표적 ADC 대비 복잡한 암 조직 내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기술의 원리는 특정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된 EGFR, HER3를 항체가 인식해 결합하면, 두 종류의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이 동시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이중 특이성·다중 페이로드 ADC가 ‘차세대 표적 항암’ 트렌드를 주도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하는 유사 플랫폼 대비, 양사 협력 제품은 파이프라인 확대와 맞춤형 조합에 장점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신규 독점 라이선스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론트라인 페이로드 1종을 자사 별도 개발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병용표적 치료제, 미충족 의료수요 대응 등 ADC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에서 차별화가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에선 미국, 유럽 바이오텍들이 이미 ADC 대형 후보물질을 확보해 기술 도입, 임상 확장 경쟁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일본 다이이찌산쿄, 미국 젠맙 등도 다양한 이중·복합 ADC 개발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간 해외 ADC 기술 이전 사례는 점차 확대 추세다.
식약처·FDA 등 규제 측면에서도 다중 기전 ADC는 임상 안전성과 파이프라인 별 허가 전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당국의 데이터 요건 강화, 독성 관리, 플랫폼 검증 절차가 신약 상업화의 주요 관문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중·다중 표적 ADC가 항암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암센터 관계자는 “글로벌 협력으로 국내 ADC 신약 개발 및 상업화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파트너십이 새로운 항암제 시장에서 실제 제품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