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 220만t 미국산 LPG 도입”…인도, 수입선 다변화로 에너지·통상 카드

강예은 기자
입력

현지 시각 17일, 인도(New Delhi) 정부가 미국(USA)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 매년 220만t 규모의 미국산 액화석유가스(LPG)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의 기존 중동 중심 에너지 공급망에 변화를 주며, 양국 간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푸리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은 이날 국영정유사 3곳(인디언 오일, 바라트 페트롤리움, 힌두스탄 페트롤리움)이 미국산 LPG 도입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산 LPG가 전체 수입 물량의 0.6% 미만이지만, 이번 계약을 바탕으로 미국산 LPG의 비중은 10%를 차지하게 될 예정이다.

인도, 미국산 LPG 매년 220만t 장기 도입…수입선 다변화·대미 무역협상 주목
인도, 미국산 LPG 매년 220만t 장기 도입…수입선 다변화·대미 무역협상 주목

그간 인도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 LPG 공급을 의존해왔으며, 공급선 집중에 따른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인도 국영 정유사들은 이에 따라 최근 수개월간 미국 공급업체와 장기 도입 협상을 벌여왔다. 푸리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인도가 세계 2위 LPG 소비국에 걸맞은 공급선 다각화를 실현했다”며, 이번 합의를 “역사적”이라고 자평했다.

 

이번 계약은 인도와 미국 양국이 상호관세율 50%를 낮추기 위한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나와, 에너지 거래가 통상관계 전체에 미치는 파장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2023년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를 들어 인도 상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포함, 총 50%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인도 수출품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고관세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며, 통상 환경 개선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모디 인도 총리가 추진한 ‘LPG 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지난 10년간 인도 내 LPG 소비가 74% 증가했다는 점도 장기계약 배경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정책 목표인 ‘여성 유권자를 위한 청정 에너지 공급’이 LPG 수요 확대에 직접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의존에서 일부 벗어난 이번 미국산 LPG 도입 결정이 인도의 에너지 안보와 가격 변동성 대응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에너지 협력과 통상 협상의 병행이 ‘미·인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인도가 미국과의 에너지 및 무역 협상에서 어떤 실질적 이익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이번 조치가 에너지 공급 구조, 무역 관세 협상 모두에서 지역 및 글로벌 시장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본 계약의 이행과 양국 통상관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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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미국산lpg#무역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