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체 제작 위성…”한컴인스페이스, 세종 4호 누리호 실증 의미 커져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업 한컴인스페이스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위성 ‘세종 4호’를 오는 27일 누리호 4차 발사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시스템 설계에서 운용까지 전 과정이 한컴인스페이스에서 이뤄진 점, 국산 운영체제와 하드웨어 기술을 통합 실증하는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발사는 국내 민간 위성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신호탄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세종 4호는 6U급(가로 200mm x 세로 100mm x 높이 340mm, 무게 약 7.6kg) 초소형 위성으로, 600km 상공 저궤도에서 최대 5m 해상도의 다중분광 영상(msi, multispectral imaging)을 확보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약 90분 마다 지구 1회전을 반복하며, 하루 14~16회 궤도를 선회하며 위성 관측 데이터를 수집한다.

핵심 기술로 한컴인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실시간 운영체제(NEOS RTOS)와 위성 비행 소프트웨어(FSW)가 탑재됐다. 탑재컴퓨터(OBC, On-Board Computer)를 제어하는 NEOS RTOS는 지상 임무 명령과 다양한 위성 데이터 처리의 두뇌로 활용된다. FSW는 위성의 자세제어 및 임무 수행 등 실제 운영을 담당하며, 극한 방사선과 온도 환경 하에서도 이상 없이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국산화에 성공한 태양전지판과 위성 구조체도 통합 장착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국산화 및 시스템 종합 역량 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단독 운영뿐 아니라, 한컴인스페이스는 '세종 1·2호'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향후 세종 군집위성 시스템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군집위성 운용은 동일 궤도상에 다수의 위성을 띄워 데이터 확보 빈도와 공간 해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형태다. 데이터 수집·분석→활용까지 위성 밸류체인을 자체 보유한 민간 기업 등장으로, 국내 위성 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소형위성 기반 Earth Observation, 통신 군집위성 시장이 이미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 스페이스X·플래닛랩스, 유럽 에어버스 등이 초소형 위성 커스텀 시스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한컴인스페이스의 자체 운영체제·비행SW 실증 사례는 국내 민간 시장에서 첫 발판이 될 수 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내년 2월, 스페이스X 펠컨9을 통해 초분광카메라 탑재 ‘세종 3호’ 발사도 예정하고 있다.
국내 위성 산업은 과기정통부, 항우연 등 정부지원 기반에서 민간 기업 직접 투자·기술 내재화 단계로 진화 중이다. 우주물체 예비등록, 발사체 통제 등 정부 승인과 함께, 고신뢰 SW·HW 품질 인증 확보가 경영 과제로 꼽힌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위성 발사로 한컴인스페이스의 개발·운용·데이터 분석 전 밸류체인 통합 역량을 실증할 계기가 마련됐다”며 “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반의 독자 위성체계가 실제 데이터 산업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세종 4호 프로젝트가 국내 위성 분야에서 제조·운용·데이터 혁신을 동시에 견인할 실증 사례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축적과 제도 환경, 민간 기업 공급망 안착이 미래 우주 비즈니스 성장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