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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주개발 이끈 산증인”…이상률, 프랑스 최고 훈장 수훈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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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이 한-불 우주협력 및 과학기술 발전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등급 훈장을 받았다. 국가 간 항공우주 기술 협력이 미래산업 전환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국 우주개발사를 이끈 산증인이 국제사회로부터 공식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업계 및 학계의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프랑스 정부의 이번 수훈이 한국 항공우주기술의 위상제고는 물론, 글로벌 우주탐사 패권 경쟁에서의 교량 역할을 할 ‘한-불 과학 협력’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수훈식에서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는 과학기술 발전과 양국 우정 증진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2026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우주가 미래 협력의 핵심 분야”임을 재확인했다. 레지옹 도뇌르는 프랑스가 과학·산업·문화 등 각 분야에서 국제사회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국가 최고 훈장으로, 기술 외교와 혁신 리더십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상률 전 원장은 1986년 항우연에 합류한 후 다목적실용위성 1·2·3·5호, 정지궤도복합위성, 달탐사 사업 등 국내 핵심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특히 재임 시절인 2021~2025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과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 임무 달성은 한국 우주산업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올해의 레지옹 도뇌르 수훈은 이러한 기술적 성취와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 조성의 결실로 해석되고 있다.

 

우주항공기술은 인공위성, 발사체, 자율항법, 심우주탐사 등 첨단 IT·바이오 산업과의 융합이 통상적이며, 국제 표준화와 장기적 기술 협력이 반드시 전제된다. 한국이 누리호, 다누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우주개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것을 두고 프랑스 등 기존 우주강국과의 연대가 실제 기술 상용화와 우주자원·탐사 시장 진출의 기회로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중국 등이 주도하는 우주기술 패권 경쟁이 이미 본격화됐다. 유럽우주국(ESA), 프랑스항공우주연구소(ONERA) 등은 한국과의 데이터 공유, 공동 탐사 등 한 차원 높은 기술 협력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달착륙선 개발과 차세대 위성 플랫폼 공동연구가 실제 산업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우주개발 관련 규제 완화, 기술이전, 공동특허 출원 등은 한-불 양국의 명확한 과제로 남아 있다. 프랑스의 과학기술 분야 외교력과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결합될 경우 우주산업 표준화와 사업화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계는 야심찬 한-불 협력 모델과 다국적 우주 탐사의 청사진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외교, 제도화와 산업 생태계 변화가 맞물려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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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한국항공우주연구원#프랑스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