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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에 AI 챗봇 연1달러 제공”…앤트로픽, 영향력 확대 속도전
IT/바이오

“연방정부에 AI 챗봇 연1달러 제공”…앤트로픽, 영향력 확대 속도전

배주영 기자
입력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미국 전 부처에 자사 AI 챗봇 ‘클로드’(Claude)를 연 1달러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AI 기술의 공공 부문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앤트로픽의 파격적 전략은 미국 AI 산업 지형을 뒤흔들 주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연방 공무원들이 국민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공공 시장 AI 공급 경쟁의 본격 신호탄’으로 보는 분위기다.

 

앤트로픽은 미국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등 3개 부처 전체를 대상으로 ‘클로드 포 엔터프라이즈’ 및 ‘클로드 포 가버먼트’ 제품군을 연간 1달러에 제공한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두 제품 모두 미국 연방정부의 위험 및 인증 관리 프로그램(FedRAMP)에서 최고 등급인 ‘높음’(High) 인증을 획득했다. 즉, 민감하지 않은 행정·정책 업무는 모두 보안 수준이 검증된 AI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기술적으로, 클로드는 자연어 처리와 답변 정확성, 보안성이 강조된 최신 챗봇 플랫폼으로, 경쟁사 모델 대비 독립적 학습 구조와 투명한 데이터 사용 정책을 내세운다. FedRAMP 최고 등급 인증을 갖췄다는 점은 미국 연방기관 내 활용 문턱을 크게 낮췄다. 특히 기존 챗봇 도입 시 문제가 됐던 보안 규정과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챗봇의 저가 공급 정책은 이미 글로벌 기업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오픈AI 역시 지난 6일 챗GPT를 미 연방정부 기관에 1년간 1달러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FT에 따르면 구글도 자사 챗봇(제미나이)을 유사 조건으로 제공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각 사가 제공하는 AI 플랫폼 대부분은 대규모 언어모델과 맞춤형 챗봇을 결합하는 방식이며, 이는 정부 내 조달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전망이다.

 

앤트로픽의 합의는 최근 미 행정부가 AI 모델의 이념적 편향 문제를 공론화한 직후에 이뤄진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AI 챗봇이 편향적이라고 판단되면 연방정부와의 거래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AI 모델이 자유주의 성향을 띤다는 비판이 정치권 중심으로 확대되는 등 정책 변수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AI는 편견이나 조작 없이 구축돼야 한다”며 행정명령에 서명한 점도 이러한 규제 강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편 미 정부는 앤트로픽·오픈AI 모델 외에도 메타(라마), xAI(그록) 등 다양한 대형모델, 일부 소규모 맞춤형 AI 플랫폼과의 조달 계약을 병행 추진 중이다. 실제 승인은 향후 편향성 및 안전성 검토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 시장 선점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기업 간 AI 협력 구도 변화가 글로벌 공공 AI 시장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며 “향후 미국의 AI 활용 정책 결정이 기술 경쟁은 물론 데이터 활용과 윤리·규제 논쟁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정책 변화와 규제 환경에 따라 AI 기술의 시장 안착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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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클로드#미연방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