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 통화 외평채 모두 발행”…정부, 역대급 저금리로 외화 조달 다변화
정부가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로 달러화와 엔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며, 외화 조달 전략의 다변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외평채 누적 발행 규모는 34억 달러로 1998년 외환위기 직후 발행한 40억 달러 이후 최대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14억 유로의 유로화에 이어 달러와 엔화 외평채까지, 세계 3대 통화(G3)에서 모두 외평채를 발행한 첫 해로 남게 됐다.
이번 달러화 외평채(5년 만기)는 미국 국채 5년물 대비 가산금리 17bp(0.17%)로, 지난해보다 7bp 낮아지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엔화 외평채 역시 2년물 16bp, 3년물 20bp, 5.25년물 30bp, 10년물 46bp로 경쟁력 있는 금리에 발행됐다. 기재부는 “가산금리는 정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하는 지표”라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의 성숙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10bp대 가산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국제 시장에서 한국의 신인도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뜻한다는 평가다.

이번 외평채 조달로 확보된 외화는 외환보유액 확충과 2005년 발행한 외평채(4억 달러) 상환에 활용된다. 앞서 올해 초 국회가 외평채 발행 한도를 12억 달러에서 35억 달러로 확대하면서, 정부와 국회의 공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발행은 SSA(정부·국제기구) 방식으로 뉴욕과 도쿄에서 로드쇼, 글로벌 투자자콜 등이 사전에 진행돼 투자 기반이 한층 두터워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성공적 발행은 외환보유액의 통화 구성을 다양한 통화로 확장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금번 외평채 발행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나라의 신인도 유지와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정책 방향은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외환수급 여건 변화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