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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로 도약”…티빙, K-콘텐츠 허브 선언 → 국내외 OTT 지형 재편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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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이 출범 5년 만에 가입자 10배, 매출 8배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산업의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국내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8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두자릿수 성장률(10%)도 달성했다. 업계는 티빙의 2024년 글로벌 진출 선언을 ‘K-콘텐츠의 해외 확산 및 자생적 플랫폼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한다.

 

티빙은 CJ ENM과 JTBC스튜디오 합작 법인으로 2020년 10월 출발했다. 이후 네이버 투자 유치, KT 시즌과의 합병 등 전략적 제휴를 발판으로 기술력과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빠르게 확장했다. 특히 5년간 누적 1조4000억원 투자로 오리지널 드라마, 예능, 스포츠, 라이브 등 다양한 K-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몸값’이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각본상, ‘유미의 세포들2’와 ‘운수 오진 날’이 AACA 등 주요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력이 부각되고 있다.

티빙의 성장 동력은 이용자 기반 확대와 오리지널 중심의 브랜드 차별화다. 오리지널 학원물 시리즈 ‘스터디그룹’은 올해 아시아 뷰(VIu) OTT에서 3개국 1위에 오르며 현지 반향을 일으켰고, ‘피라미드 게임’도 유럽·미국 등에서 해외 플랫폼 공개 이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환승연애’는 일본을 비롯한 20개국에서 확장판・리메이크가 제작되면서 글로벌 K-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티빙은 2024년을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정의했다. 웨이브와의 합병으로 국내 OTT MAU 1000만달성 기반을 마련하고, CJ ENM이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손잡으며 17개국(홍콩, 대만, 동남아 등) HBO MAX 브랜드관 동시 진출을 추진한다. 내년 초 공식 오픈 예정이며, 선공개 콘텐츠와 맞춤형 현지 전략이 아시아 시청자 공략의 핵심이다. 이는 콘텐츠 자체 유통 구조 확보로 해외 OTT 의존도와 지식재산(IP) 유실을 줄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빅테크 중심 OTT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티빙은 오리지널 투자, 로컬 시장 맞춤화, 자체 플랫폼 직유통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다. 2022~2023년 MAU 평균 30% 이상 성장, 장기 구독자 비율 절반 이상 등 서비스 충성도 또한 성장의 근거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K-원천 콘텐츠로 단순 유통업을 넘어 글로벌 미디어 허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K-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는 정책·규제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해외 지식재산권 분쟁, 수익 분배, 현지화 전략, 데이터 보호 등 이슈가 상존한다. CJ ENM-티빙의 글로벌 진출은 시장 확대를 넘어 국내 OTT 생태계와 K-컬처 자체의 해외 경쟁력을 검증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티빙의 모델이 해외 진출 성공 시, 향후 국내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자생력을 높이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이번 OTT 플랫폼의 글로벌 전략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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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글로벌ott#k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