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산다” 율희, 산길에 무너진 의지→극한 탈수에 시간 멈추다
강원도 정선의 새벽이 고요하게 흐르던 순간, ‘뛰어야 산다’에서 율희는 결코 쉽지 않은 산길과 마주했다. 밤새 내린 이슬과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트레일 위, 그는 자신만의 리듬으로 호흡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었다. 그러나 레이스가 깊어질수록 율희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거센 바람과 고된 해발 고도, 그러던 중 예기치 않은 탈수 증세가 닥쳤다. 주저앉은 자리에서 “눈앞이 캄캄해, 지옥 같았다”고 힘겹게 털어놓은 그의 목소리에는 포기와 의지가 엇갈렸다. 하지만 율희는 곧 스스로를 일으키며, "다시 일어나 완주하고 싶다"는 각오를 조심스레 내비쳤다.
이번 9회에서는 뛰산 크루 멤버들이 강원도 정선에서 펼치는 트레일 러닝에 도전했다. 하프 마라톤 코스에 뛰어든 율희는 '여자 1위'를 차지하며, 전체 3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한 경쟁에 온 힘을 기울였다. 멤버들에게 주어진 ‘꼬리잡기’ 미션은 순간순간 숨겨진 승부욕을 끌어올렸고, 무더운 숨과 거친 오르막을 넘어서는 훈훈한 동료애도 화면에 그대로 담겼다.

이장준은 속리산 국립공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누구보다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렸다. “오늘 일 내겠다”는 다짐과 “시드니가 눈앞에 보인다”는 자신감은 이장준만의 독특한 매력을 더했다. 그는 10분 먼저 출발한 차은우를 쫓아 여유로운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현장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이끌었다. 이런 모습에 차은우 역시 흔들림 없는 페이스와 한결같은 비주얼로 숲을 가로질렀다. 서로를 따라잡으며 주고받은 짧은 말은 극한의 레이스 중에도 따뜻한 미소를 자아냈다.
보이지 않는 한계에 맞서며 흐르는 땀과 숨결이 멤버들의 얼굴 위에 아로새겨졌다. 율희의 진솔한 고백과 이장준의 당당한 질주, 차은우 특유의 조용한 카리스마가 교차하는 그 순간, 긴장감과 뭉클함이 시청자 마음에 고스란히 번졌다. 각자의 속도로 경기를 마주한 크루의 여정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다시 한 번 시작을 꿈꾸게 했다.
험난한 산길 끝, 율희는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이장준은 1위의 자리까지 질주할 수 있을지, 차은우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이 모든 감동과 역동의 순간은 6월 14일 토요일 저녁 8시 20분, ‘뛰어야 산다’ 9회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