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서 분투”…안재현, 칼데라노전 패배→세계선수권 4강행 좌절

긴장감 어린 표정 속에 안재현의 준비된 하루가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빛나는 스포트라이트 아래, 한 점의 흔들림 없는 라켓 끝에 담긴 간절함은 카타르 루사일 스포츠아레나를 가득 채웠다. 그러나 세계 3위 우고 칼데라노의 이름 앞에서 마주한 벽은 역시 높았다. 치열한 승부가 이어진 끝에, 안재현은 세계선수권 8강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24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8강전이 펼쳐졌다. 한국 탁구의 대표주자 안재현은 브라질의 우고 칼데라노와 맞대결을 가졌다. 경기는 초반부터 긴장된 흐름 속에서 펼쳐졌으나, 안재현은 앞선 1, 2게임을 4-11, 6-11로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다.

3게임에서는 침착한 플레이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1-9로 게임을 따내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4게임을 7-11로 내준 뒤 5게임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마지막까지 강한 집중력으로 맞섰으나 10-12로 아쉽게 패하며, 마지막 게임스코어 1-4를 기록했다.

안재현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통해 2019년 부다페스트 대회 이후 6년 만의 동메달을 노렸다. 특히 이번 8강 진출은 한국 남녀 단식 선수 중 유일한 기록으로, 그 의미가 컸다. 앞서 16강전에서 프랑스의 펠릭스 르브렁을 맞아 4-3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였으나, 칼데라노의 안정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 전환을 넘어서진 못했다.

경기 직후 안재현은 “칼데라노는 상대방 단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유형이다. 더 철저히 분석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패배의 아쉬움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힘든 순간이지만 다시 준비하겠다. 이번 대회를 통해 훈련보다 더 많은 생각과 노력을 기울였고, 메달과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다음을 기약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종훈-신유빈 조가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확보했고, 여자복식 신유빈-유한나 조는 결승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올해 세계탁구선수권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남은 종목에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린 땀방울을 닦으며 안재현은 다시 하루를 준비한다. 승부의 순간에 굳어버린 표정, 그 뒤에 감춰진 다짐이 있다. 도하의 열기를 지나 한국 탁구 대표팀의 새로운 계절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세계선수권의 뒷이야기는 5월의 끝자락, 스포츠 팬들의 마음 속에 오래 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