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김건희 여사에 수장고 개방”…이기헌, 사전 절차 무시 지적
국립고궁박물관이 2023년 김건희 여사의 수장고 방문을 위해 조선왕조의궤 등 세계기록유산을 ‘관람 포인트’로 특별히 준비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고궁박물관의 사전 준비와 방문 절차 부재를 집중 비판했다.
이날 이기헌 의원에 따르면, 2023년 3월 2일 김건희 여사의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방문을 앞두고 박물관 내부에는 ‘VIP 고박 방문 일정 등’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공유됐다. 이 메일에는 김인규 전 관장이 김건희 여사를 맞이한 뒤 조선 왕실 어보, 어진, 실록, 의궤, 그리고 자격루와 앙부일구 등 핵심 유물을 중심으로 관람 일정을 마련한 내역이 명시됐다.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제1·2 수장고 관람 역시 포함돼 김 여사를 위한 별도 동선이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자료에 의하면 김건희 여사는 실제로 박물관 수장고를 약 10분간 둘러봤으나, 공식 방문 기록은 남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기헌 의원은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던 김건희가 사전 절차도 무시하고 수장고 문을 열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고궁박물관은 ‘문 열라’는 한 마디 지시에 규정도 다 무시하고 문을 열어 준 꼴”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박물관 내부 규정과 공공기관 사무 처리의 원칙이 지켜졌는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관계 기관이 권력에 편승했다”는 지적을 내놓은 반면, 여권 일부에서는 “관행상의 VIP 대응 차원”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공공기관 절차 강화와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당분간 정치권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향후 공공기관 내 특혜 및 방문 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추가 점검에 착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