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토큰화 전격 추진”…블랙록, 월가 디지털 혁신 선도에 파장
현지시각 12일, 미국(USA) 뉴욕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자사 상장지수펀드(ETF)의 블록체인 토큰화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블랙록의 이번 행보는 최근 비트코인 ETF 성공에 힘입어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을 연결하려는 전략적 시도이자, 글로벌 금융업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블랙록은 주식 등 실물자산 연계 ETF 상품을 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토큰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이미 블랙록이 운영 중인 USD 기관 디지털 유동성펀드(BUIDL)의 운영 경험을 더욱 확장하는 조치다. 현재 이 토큰형 머니마켓펀드는 시가총액이 약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월가에서는 최근 ‘토큰화 열풍’이 확산 중이다. 나스닥 상장사 갤럭시디지털이 보통주 토큰화를 단행했고, 나스닥(Nasdaq)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토큰화 주식거래 승인을 정식 신청했다. SEC 역시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의 공조를 통해 24시간 온체인 거래 체제 도입까지 공론화하고 있다.
블랙록 래리 핑크(Larry Fink) CEO는 올해 초부터 “채권과 주식의 토큰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디지털 자산화를 강하게 지지해왔다. 토큰화 확대는 금융거래 비용 절감과 투자 접근성 개선이란 실리적 명분에 힘입어,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규제 공백과 기술 표준의 부재는 여전히 시장 확산의 과제로 지적된다. 실제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퍼트(James Seyffart)는 “토큰화는 최소 10년 간 점진적으로 이뤄질 장기 과업”이라며, 단기간 내 전면 전환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긍정적 전망에선 기존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유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블랙록의 본격적인 ETF 토큰화 실험은 전통 자본시장과 블록체인 세계의 융합을 시험하는 결정적 사레로 평가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관 투자가 한정된 제한적 시도에 그치겠지만, 규제와 기술 인프라가 뒷받침되는 중장기에는 글로벌 금융 질서 자체에 구조적 전환을 촉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블랙록의 결정이 향후 전 세계 금융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블랙록의 ETF 토큰화 실험과 그 파급력이 실제 금융시장의 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