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깎고 노래한다”…풍기인삼축제, 체험과 공연이 만든 가을의 열기
요즘은 온 가족이 함께 축제에 모여 인삼을 깎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예전엔 특산물 직거래장터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남녀노소가 함께 쌓는 추억의 공간이 됐다. 풍기인삼축제 현장은 가을밤보다 따뜻한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풍기 남원천변을 따라 걷다 보면, 아이와 손을 잡은 부모들이 ‘황금인삼을 찾아라’ 체험에 한창이다. 한쪽 무대에선 인삼요리 만들기를 배워보려는 참가자들이 모여들고, 저녁 무렵엔 영주시민가요제와 인삼깎기경연대회가 줄줄이 열린다. SNS에도 “인삼 깎는 재미에 푹 빠졌다”, “가족끼리 뮤지컬도 보고 노래방 참여까지 알찼다”는 인증이 부쩍 늘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올해로 28회를 맞이한 풍기인삼축제는 5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모으며, 2024년에는 명예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기존 특산물 판매 중심에서 지역 문화와 체험, 공연이 어우러진 ‘오감만족형’ 축제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트렌드 전문가들은 지역 축제의 진화를 “살아있는 생활문화의 장”이라고 본다. 한 축제 운영자는 “단순히 인삼을 사러 오는 게 아니라, 삶의 힐링과 가족 간 추억을 쌓는 시간이 됐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최근 영주에서는 축제를 통해 도시민과 지역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들이 날마다 이야기가 된다.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도 반가운 분위기를 느낀다. “어릴 적 엄마 옆에서 인삼을 깎던 기억이 생각났다”, “공연도 풍성하고 체험 코너도 많아 아이가 신이 난다”며 만족을 내보였다. 무심코 들른 관광객들조차 “이젠 건강도 챙기고 추억도 남길 수 있어 풍기인삼축제를 꼭 찾게 된다”고 고백한다.
특산물 판매를 뛰어넘어 지역 예술인 공연, 가족 체험,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무대까지. 화려하진 않지만, 이 가을 한가운데서 사람들이 웃고 이야기하며 추억을 쌓는 시간 자체가 바로 축제의 의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