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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이겨낸 독립운동가 후손”…순천향대천안병원, 무상 치료로 애국 선양
정치

“뇌졸중 이겨낸 독립운동가 후손”…순천향대천안병원, 무상 치료로 애국 선양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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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사회적 책임의 접점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예우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독립운동가 최봉설의 손녀인 최 류드밀라 씨가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의 무상 치료를 통해 뇌졸중 후유증을 극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가적 기념일과 연결된 책임의식이 주목받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사회 각계가 독립 유공자 후손의 권리를 논의하는 가운데, 이번 지원 사례가 정치권과 시민 여론에 새로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3일, 카자흐스탄 국적 고려인인 최 류드밀라(71) 씨가 국가 지정 충남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의 지원으로 무상 입원 및 재활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씨는 영화 ‘놈놈놈’의 모티브가 된 15만원 탈취 사건의 주역 최봉설 선생의 후손으로, 지난 2월 뇌졸중 진단을 받았으나 현지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5월 한국에 입국했으나 외국인 신분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널은 최씨의 딱한 사정을 접수해 순천향대천안병원에 협조를 요청했고, 병원 측은 윤석만 신경외과 교수와 김수아 재활의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치료팀을 꾸려 신속히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 초 외래진료 뒤 곧바로 입원해 보행 연습, 근력 강화, 물리치료 등 집중 재활치료가 시행됐다. 치료 전 보행기 없이는 거동조차 힘들던 최씨는 현재 우측 팔과 다리를 스스로 움직이며, 보행 보조기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류드밀라 씨는 “더 많이 회복해 딸과 손주들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언어와 국적이 달라 힘들었지만, 의료진의 헌신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문수 순천향대천안병원장은 “오늘의 의료강국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독립운동가와 가족들의 희생이 있었다”며 “광복 80주년을 맞은 해에 직접 기여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독립운동가 유가족의 복지와 예우가 한민족 공동체 연대의 표상”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제기된다. 현장 의료인의 적극적 참여와 비영리단체의 연계 활동 역시 사회 안전망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외 동포 및 후손에 대한 제도적 지원 한계, 거주국 의료 사각지대 해소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독립 유공자 가족 지원 정책이 국회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다뤄질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유사 사례에 대한 체계적 대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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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천안병원#최류드밀라#윤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