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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끝내 삼킨 ‘나도…’”…미지의 서울에서 멎은 진심→시선 멍든 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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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로 문을 열던 설렘 가득한 공간이 어느새 박진영이 그려내는 이호수의 깊은 침묵으로 잠시 멈췄다. ‘미지의 서울’에서 내면의 파동을 조율하며 움직인 박진영의 눈빛은 밝은 장면과 진지한 고백 사이를 오가며 시청자의 숨결마저 붙들었다. 감정이 머문 정적, 입술 끝을 맴도는 고백의 미완성, 그 속에서 박진영은 이호수라는 이름에 진심을 압축한 얼굴로 미지의 밤을 채웠다.

 

박진영은 ‘미지의 서울’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 이호수 역할을 맡아, 흔들림과 단단함의 이중주로 복합적인 심리를 그려냈다. 최근 방송된 회차에서는 고등학생 시절 체육대회 산행에서 정상만을 목표로 걸었던 호수와, 그 끝에서 마주한 유미지(박보영)의 만남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모두가 내려가는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정상에 도달한 호수, 그리고 자신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던 미지의 두 눈빛이 교차하는 장면은 캐릭터와 시청자 모두에게 오래 남을 여운을 남겼다.

“멈칫한 숨결”…박진영, ‘미지의 서울’ 응축된 진심→짙어진 시선 / tvN
“멈칫한 숨결”…박진영, ‘미지의 서울’ 응축된 진심→짙어진 시선 / tvN

이후 밤을 배경으로 미지가 술기운을 빌려 조심스레 꺼내놓은 진심, 그리고 그 앞에 멈칫한 호수의 반응이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박진영은 마음 한구석의 갈등을 “나도…”라는 절제된 목소리로 걸어두었다. 미완의 말이 남긴 정적, 그 안에서 흔들리는 감정선, 그리고 아무 말도 잇지 못하는 시간의 공백은 더욱 짙어진 인물의 고독을 드러냈다. 

 

특히 “알아. 나도 안다고. 유미지인 거”라는 대사는 이호수가 이미 모든 뒤편의 진실을 알고 있음을, 그러나 여전히 말하지 못하는 감정의 단계를 보여주며 박진영의 내면 연기에 힘을 실었다. 언어 대신 눈빛과 호흡, 작은 표정 움직임조차 이야기의 일부가 되며, 감정의 폭발보다 여운으로 남는 절제된 미학이 빛을 발했다. 

 

박진영이 이호수로 보여준 감정의 선은 말할 수 없는 시간의 무게와 침묵,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는 균형으로 극의 서사를 더 촘촘히 쌓았다. 화려한 고백보다 침잠한 한마디 “나도…”가 남긴 공기가 무엇보다 짙게 드리워졌다. 대사의 절제와 순간의 표정 변화가 교차하는 그들의 밤은, 감정이 터질 듯 맴돌다 잠잠하게 가라앉는 파동처럼 차분하지만 오랜 울림을 남겼다.

 

회가 거듭될수록 박진영이 쌓아 올린 이호수의 내면은 더욱 깊어진다. 미지와의 얇은 경계 위에서 오가는 심리적 균열, 폭발하지 않은 진심이 주는 침묵의 무게, 그리고 그 끝에 남겨진 여백이 시청자들의 밤을 오랫동안 흔든다. 박진영의 이호수, 그가 남긴 정적의 의미는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20분 tvN ‘미지의 서울’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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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미지의서울#이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