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오브 킹스 목소리 울려 퍼진 순간”…케네스 브래너, 전율의 감동→관객 마음 흔든 이유
조용히 어둠을 가르며 스크린에 펼쳐진 첫 장면, 케네스 브래너의 묵직한 목소리가 한 편의 시처럼 관객을 이끈다. 2000년 시간을 거스르는 찰스 디킨스와 아들의 여정, 그리고 오스카 아이삭의 따스한 예수 목소리가 더해지며, 전하는 메시지는 스크린 밖까지 깊은 울림을 남긴다. 북미 전역을 사로잡은 한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영화계 판도를 다시 쓰고 있다.
‘킹 오브 킹스’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와 막내아들 월터가 2000년 전 예수의 삶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특별한 서사를 품었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6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달성하며 한국 애니 최초이자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작품으로, 디킨스 부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예수의 삶이 관객에게 강렬한 몰입을 선사한다. 장성호 감독은 ‘우리 주님의 생애’에서 영감을 얻어, 익숙한 서사에 새로운 기법과 시선을 녹여냈다.

세계 영화계를 쥐락펴락하는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이 영화의 또 다른 힘이다. 찰스 디킨스 역의 케네스 브래너는 인류애와 가족의 의미를 목소리에 담아 주인공의 감정선을 단단히 지탱했다. 예수 역을 맡은 오스카 아이삭은 시대를 뛰어넘는 희생과 용서, 사랑의 가치를 묵직하게 전달하며, 우마 서먼, 피어스 브로스넌, 포레스트 휘태커, 마크 해밀 등 세계적 스타들이 각기 다른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우마 서먼은 디킨스 가족의 따뜻한 사랑에 집중했다고 밝혔고, 피어스 브로스넌은 세대를 잇는 서사에 자신만의 숨결을 더했다고 말했다.
‘킹 오브 킹스’는 기존 헐리우드, 일본 애니메이션 공식에서 벗어나 오직 한국적 감성을 표방한다. 디킨스 가족은 한국 카툰 스타일로, 예수와 성서시대 인물은 목각 인형 느낌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헤롯왕과 대제사장 등은 강렬한 카툰 감각으로 구현돼, 시대별 인물 사이에 이질적 대비와 생생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가족애와 희생,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캐릭터 표정과 장면 구도마다 서정적으로 퍼진다.
제작 과정 또한 진화했다. 실사 기법과 버추얼 카메라, 자체 제작 플랫폼 활용 등을 통해 실제영화와 견줄만한 영상미를 완성했다. 컷 구성, 재촬영, 반복 편집 등 디지털 기반의 정교한 작업이 완성도와 몰입을 높였다. 미국 에포크타임스 등 현지 유력 매체 역시 “독특하고 특별하다”, “눈을 뗄 수 없다”고 극찬을 보냈다.
목소리로 전하는 감정, 스크린을 채우는 색채와 조명, 그리고 천천히 관객의 숨결을 울리는 서사는 오랜 시간 극장가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디킨스 부자의 여정, 예수의 인생을 담은 보편적 서사, 그리고 한국만의 혁신적 시도가 하나로 어우러진 ‘킹 오브 킹스’는 내달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