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물, 그리고 바람”…폭염 속 괴산 피서지에 발길 몰린다

한여름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초록 숲과 맑은 계곡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머나먼 산간마을의 특별한 풍경쯤 여겼지만, 지금은 폭염을 피해 삶의 숨통을 틔우는 익숙한 일상이 됐다.

최근 괴산 지역은 연일 최고기온 35도를 기록할 만큼 숨막히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습도도 높아 외출 자체가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곡계곡을 비롯한 괴산의 대표 피서지에는 시원한 물결과 그늘을 찾아 나선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유유히 흐르는 계곡물에서는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지고, 나무 아래 캠핑장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삼삼오오 앉아 여름을 만끽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휴가철을 맞아 쌍곡계곡, 산막이옛길, 수옥폭포 등지에는 평소보다 1.5배가 넘는 방문객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산막이옛길은 산책로와 전망대, 나무데크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남기는 젊은 여행자들로 붐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몰리는 꿀벌랜드나 한지체험박물관처럼 실내와 체험이 결합된 공간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연 속 안전한 환경과 더불어 교육적 체험까지 더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충북 지역 관광연구소 한 관계자는 “도심을 벗어난 숲과 계곡이 요즘엔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힐링과 자기 돌봄, 가족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경험 자체가 현대인의 필수 생활 양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물소리와 바람을 듣다보면 더위도 잊게 된다”, “아이와 함께 온몸으로 계곡을 느끼고 가니 추억이 깊어진다”는 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지친 일상에서 한 번쯤은 자연으로 도피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모여 괴산의 계곡과 숲을 다시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도 숲과 물, 그리고 체험이 어우러진 괴산의 명소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여름 피서지로 손꼽히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