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탈삼진 금자탑”…커쇼, 다저스 역전승→MLB 20번째 대기록
묵직한 공 하나가 낡은 기록을 깼다. 오랜 재활 끝에 돌아온 커쇼의 눈빛이 달아오른 순간, 다저스타디움의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찼다. 역사적인 3천 탈삼진의 탄생과 함께 다저스의 짜릿한 역전승이 완성된 밤이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팽팽하게 맞서는 흐름 속에 다저스는 9회초까지 2-4로 끌려갔지만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가 주인공이었다. 커쇼는 6이닝 동안 9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으나, 경기 도중 탈삼진 3개를 추가해 통산 3천 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전체 역대 20번째 기록이자, 현재 리그에서 3번째로 3천 탈삼진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특히 왼손 투수로는 네 번째 대기록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커쇼는 2008년 다저스 데뷔 이래 올스타 10회, 내셔널리그 MVP, 사이영상 3회, 다승왕 3회, 평균자책점 1위 5회 등 화려한 커리어를 이어왔다. 그간 부상과 수술, 재활의 고비를 넘긴 뒤 이날 다시 한 번 구장의 중심에 섰다.
경기가 극적으로 변한 것은 9회말이었다. 2-4로 뒤지던 다저스는 김혜성이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후 타선의 집중력이 폭발하며 3점을 뽑았다. 김혜성은 시즌 타율 0.368의 성적을 이어가며, 이날 경기에서도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핵심 역할을 해냈다.
경기 직후 커쇼는 “오랜 시간 기다려온 순간이다. 팀 동료들과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며 진한 감사의 소회를 전했다. 앞서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팬들 역시 진심 어린 기립 박수로 커쇼의 기록 달성을 축복했다.
다저스는 이번 승리로 3연승을 이어가며 시즌 55승 32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새로운 역사를 쓴 커쇼, 그리고 승부를 바꾼 김혜성의 존재감은 밤하늘 위 팬들의 기억에 길이 남았다. 다저스는 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