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637선 하락 마감"…코스피, 환율 불안 속 차익실현 확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고가 경신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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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주 초입, 증시는 다시 한 번 가파른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전날의 급등세가 채 식기도 전에, 코스피는 환율 재상승이라는 신호를 맞으며 상승 피로감과 불안 심리가 교차하는 시장 흐름을 보였다. 27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7.18포인트 내린 2,637.22에 거래를 마감하며, 단기 랠리 이후의 변곡점을 예고했다.

 

이날 장 초반 코스피는 2,630선으로 출발해 한때 2,640선을 넘나들었으나, 오후 들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5.1원 오른 1,369.5원을 기록한 뒤 방향성이 봉인됐다. 외국인은 758억 원, 기관은 198억 원 규모로 코스피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특히 원화 약세에 민감한 외국인 자금의 이탈세가 뚜렷이 포착됐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은 2조 2,673억 원의 유가증권을 순매수해왔으나, 이날은 삼성전자, 삼성SDI, 네이버 등 대표 성장주를 대거 매도하며 수익 확정에 무게가 실렸다. 기관도 일부 대형주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이며 시장의 하방 압력을 더했다.

 

삼성전자(005930)는 1.46%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0.25% 내림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8% 하락해 낙폭을 키웠으며, POSCO홀딩스와 NAVER,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역시 한걸음씩 뒷걸음쳤다.

 

반면 방산업종의 약진은 눈길을 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중 88만9천 원의 역대 최고가를 찍으며 6.48% 급등했다. 현대로템 역시 3.37% 오름세로 6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카카오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매수세에 힘입어 5% 가까이 오르는 저력을 보였으며, 두산에너빌리티와 셀트리온도 강세로 마감했다.

 

전체적으로 전기전자, 증권, 유통 업종이 약세 흐름을 이끌었지만, 의료정밀, 건설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업종 간 희비가 더욱 뚜렷이 대비됐다. 또, 순환출자 고리 이슈에 휩싸인 고려아연은 4.25% 급락하면서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코스닥 역시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매수세 유입과 함께 1.84포인트 오른 727.11에 마감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18억 원, 14억 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신약 개발 기대감이 짙게 깔린 바이오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등이 미국 임상종양학회 개최를 앞두고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2차전지주는 차익실현 매물이 몰려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거래대금은 각각 7조 9,020억 원, 6조 2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단기 랠리 이후 환율 불안과 대외 이벤트를 앞둔 경계 심리, 그리고 차익실현 세력의 적극적 움직임이 맞물리며 장세는 숨을 죽인 채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투자자들은 단 한 번의 조정에도 다양한 선택으로 응답했다. 바야흐로 무대 위 조명의 색깔이 바뀌듯, 시총 상위주와 업종별 주도권의 교체가 시장 전체의 리듬을 달리했음을 시사한다. 최근 랠리의 열기가 식은 자리엔 환율이라는 옅은 구름이 퍼져 있다. 당분간 미국 국채 입찰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글로벌 대외 이벤트가 투자 심리를 결정지을 변수로 지목된다.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시장의 감각은 다음 파장과 기회의 신호를 예민하게 주시할 수밖에 없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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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전자#원달러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