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격차에 좌절”…한국여자배구, 튀르키예에 0-3 패→2연패 고통
이른 아침, 이스탄불의 경기장 안에는 침묵과 긴장의 기류가 교차했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모든 기술과 의지를 한 점에 모아 뛰었지만, 결과는 차가웠다. 문지윤은 득점과 블로킹 장면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새로운 조합으로 나선 대표팀은 다시 일어설 각오를 되새겼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주차 3차전에서 세계랭킹 3위 튀르키예에 0-3(11-25 13-25 17-25) 완패를 기록했다. 경기 시작부터 튀르키예의 높은 블로킹과 강한 파워에 압도당한 한국은 리시브와 볼 배급에서 흔들리며 득점이 쉽지 않았다.

주장 강소휘 대신 정윤주, 그리고 육서영을 대신한 이주아의 선발 기용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첫 세트부터 상대 아포짓 멜리사 바르가스의 공세에 밀렸다. 연속 실점이 이어졌고, 5-19로 벌어진 점수는 선수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두 번째 세트에서도 한국은 연속 4실점, 상대 서브에이스 등의 악재가 겹치며 흐름을 빼앗겼다. 튀르키예의 베르카 오즈덴이 보여준 강타와 안정감 있는 연결은 한국의 조직력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마지막 3세트에서는 정지윤과 문지윤이 힘겹게 추격에 나섰으나, 17-22까지 좁혀놓은 뒤 이주아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승부는 조기에 결정됐다.
이날 경기에서 문지윤은 팀 내 최다인 9득점을 기록했고, 정윤주가 5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블로킹 대결에서 1-12라는 압도적 열세를 보이며, 높이에서의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를 넘나드는 장면마다 아직 보완해야 할 과제가 뚜렷했다.
경기 후 문지윤은 홈 관중의 압박감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며 “다음 경기는 빠른 공격, 강한 서브로 맞서겠다. 팬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패배로 한국은 1승 7패(승점 4)로 17위에 머물게 됐다.
다음 경기는 세계 9위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펼쳐진다. 긴 시즌, 점차 익어가는 선수들의 표정엔 아쉬움과 각오가 뒤섞여 있었다. 블로킹의 그림자 아래에서 시작된 반성은 다음 순간을 맞이하는 용기로 남았다. 이 여정의 다음 장면은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