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회 연속 동결”…이창용, 서울 집값 과열·환율 불안에 신중 기조
기준금리가 3차례 연속 동결되면서 부동산 과열과 성장률 둔화 우려가 한국 경제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오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집값 상승과 환율 불안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을 고려한 신중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날 공식 발표 직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은 우리나라 성장률이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주택 가격 급등이 “소득 수준이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하며, 정책적 불편이 있더라도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집값 과열, 가계부채 부담, 환율 변동 등 복합적 리스크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0월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길 정도로 외환시장 마저 불안정했다. 이를 감안해 이창용 총재는 “통화정책에서도 주택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추가 부동산 대책과 환율 변동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의사를 밝혔다.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으나, 뚜렷한 집값·환율 안정 없이는 금리 인하가 오히려 자산시장 불안 심화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우선시됐다. 다만 신성환 위원 등 일부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는 소수의견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조기 금리 인하는 시장 과열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앞으로도 부동산과 환율 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며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집값·환율 불안이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신중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다음 통화정책 회의 일정에 금융권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