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도이치 수사팀장, 김건희 측근과의 만남 논란”…한문혁 파견 해제·대검 감찰 착수
수사 과정에서의 이해충돌 논란이 한국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던 한문혁 부장검사가 사건 핵심 관계자와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견 해제와 대검 감찰로 이어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대검찰청이 잇따라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정치권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10월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한 부장검사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사실관계가 확인돼 27일 자로 검찰에 복귀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한문혁 부장검사는 최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팀장을 맡아왔으나, 과거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만남을 특검에 보고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 부장검사는 입장문을 통해 2021년 7월, 지인을 통해 이 전 대표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아이 건강 문제로 친해진 의사와 약속 자리였고, 지인의 업무 미팅 상대였던 이종호 전 대표가 합석하게 됐다”며 “간단히 인사만 나눴고, 이후 지인 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부장검사는 “당시는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사건 피의자가 아니었고, 이름과 직책 등 신분을 소개받지 않아 사건 관련자임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명함이나 연락처도 교환하지 않았고, 이후 별도의 접촉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특검팀이 한 부장검사의 파견을 해제한 결정에는 이해충돌 논란이 확대됨에 따른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서울고검, 민중기 특검팀 등에서 연달아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맡아왔다. 최근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으로 발령됐다가 이번 조치로 수원고검 직무대리로 인사 이동됐다.
대검찰청은 이날 "한 부장검사에 대해 특검으로부터 최근 내용을 제공받아 즉각 감찰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특검의 해제 조치 직후 한문혁 부장검사가 기존 보직으로 복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27일부로 수원고검 직무대리로 인사를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수사팀장의 준수 의무 위반 여부와 사건 수사 중립성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여야는 특검팀의 조치 필요성과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특검 수사의 공정성 담보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대검의 감찰 결과와 추가 조사가 사건의 파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미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고 김건희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8월 29일 기소한 상태다. 검찰과 법무부 내부 인사 조정 등 후속 조치도 주목받는 가운데, 이번 논란이 특별검사제와 법조인 윤리 전반에 어떤 함의를 남길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