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 수비 복귀 신호탄”…최정, 퓨처스리그 홈런→1군 재도전 예고
짧았던 이별의 시간 뒤, 최정은 자신만의 박동으로 다시 야구장을 울렸다. 부상 이후 처음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그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노련미와 파워를 과시했다. 그라운드는 응원과 기다림의 온기로 가득 찼고, 최정은 여전히 SSG 랜더스 3루의 중심임을 증명했다.
17일 경북 문경에서 열린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경기. 최정은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경기 내내 3루를 지키며 수비 역시 무리 없이 소화해 보였다. 한 시즌 내내 부담을 안고 있다던 허벅지 근육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타석에서의 집중력과 빠른 타이밍은 관중들의 시선을 머물게 했다.

최정의 최근 부상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수비 훈련 중 예상치 못한 얼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이탈했고, 의료진 역시 ‘완전한 회복’이 쉽지 않다는 신중한 진단을 내렸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직전 “5이닝 모두 수비도 소화했고, 얼굴 부상도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하며 복귀전 결과에 안도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고질적인 햄스트링 문제는 여전히 최정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이숭용 감독과 구단 의료진 모두 부상 관리의 어려움을 전했다. 감독은 “제가 선수였을 때는 허벅지 부상이 없었는데 최근엔 KBO리그 전체에 걸쳐 흔해졌다”고 말하며, 트레이너진에 원인 분석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시즌 내내 허벅지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가 최정 외에도 김도영, 황재균 등이 있어 리그 전체의 고민이 되고 있다.
올해 0.192의 타율, 9홈런 26타점에 머물러 있는 성적표 속에는 분명 몸 상태의 영향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날 복귀전에서 보여준 홈런과 수비의 안정감은 아직 그의 야구가 끝나지 않았음을 웅변한다. 관중석에서 불어온 함성과 지켜보는 팬들의 눈빛,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뿜어낸 에너지는 한 계절을 건너온 선수의 묵직한 존재감을 다시 실감하게 한다.
SSG 랜더스는 앞으로 주중 퓨처스리그 일정을 지켜보며 최정의 1군 복귀 시기와 포지션 운용을 고민할 예정이다. 햄스트링 통증이 완치와는 거리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 3루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는 활용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마침내 그라운드로 돌아온 최정의 다음 발걸음이, 순위 경쟁과 또 다른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문득 하루를 견디는 선수들의 고요한 땀방울에 시선이 머무른다. 자신만의 리듬으로 한 시즌을 버텨내는 삶이기에, 오늘의 홈런도 내일의 복귀도 모두 소중하다. 최정과 SSG 랜더스의 이야기는 주말까지 이어지는 퓨처스리그 이후, 팬들의 마음속에 새로운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