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헤더 작렬”…이영준, 시즌 최종전 결승포→8개월 만에 골 복귀
유럽 무대의 마지막 경기는 다시 한 번 이영준의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켰다. 오랜 골 침묵을 깨는 순간, 이영준의 절정의 타이밍이 빛을 발했다. 최종전 그라운드의 환호가 장신 공격수의 두 어깨를 감쌌다.
2024-2025 스위스 슈퍼리그 38라운드가 현지시간 23일 취리히 레치그룬트에서 펼쳐졌다. 홈팀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는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장크트갈렌을 상대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그라스호퍼가 주도권을 가져갔다. 전반 12분, 니콜라스 무치가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앞서나갔다. 공격 선봉에 선 이영준은 상대 수비를 흔들며 활력을 더했다.

전반 종료를 앞둔 프리킥 찬스에서 골문 앞을 파고든 이영준이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득점이 아쉽게 무산됐다. 그러나 이 짧은 장면은 후반전을 위한 응집력의 시작이었다.
후반 24분,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결정적 순간이 찾아왔다. 아미르 아브라시가 페널티 아크 뒤에서 올린 볼이 이영준에게 향했고, 그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골문 앞으로 침투하며 정확한 헤더로 추가 골을 기록했다. 골키퍼가 손끝으로 살짝 건드렸지만, 공은 골대를 맞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 순간은 그라스호퍼의 승리를 굳히는 쐐기포였다.
이날 득점은 이영준이 지난해 9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만들어낸 골이었다. 제공권에서 보여주는 이영준만의 강점이 확연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영준은 7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5차례 슈팅을 기록했고, 통계 매체 풋몹에서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인 8.2점을 받았다.
경기 종료 후 이영준은 "오랜 시간 기다린 골이라 더욱 값지다. 팀의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 관중들은 길게 이어진 환호와 박수로 이영준의 복귀골을 축하했고, SNS에서는 그의 이름이 주요 검색어로 오르내렸다.
최종적으로 그라스호퍼는 2-0으로 시즌을 마쳤다. 승점 39점으로 11위를 확정 지은 팀은 FC아라우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남은 한 해의 존속을 건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우리는 경기장 위에서 집요하게 골을 노리는 선수의 땀방울과 관중석을 가득 채운 기대의 숨결 사이에서 스포츠의 본질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시즌 마지막 장면은 광장의 박수와 선수들의 동료애,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희망으로 채워진다. 스위스 슈퍼리그의 운명을 가를 승강 플레이오프는 곧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