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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례 매치 포인트 끝집념”…메르턴스, 리베마오픈 결승행→극적인 역전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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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례 매치 포인트 끝집념”…메르턴스, 리베마오픈 결승행→극적인 역전 서사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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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숨결 속에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았다. 메르턴스는 모두가 패배를 예상한 매치 포인트 위기에서 매 순간 자신의 한계를 돌파했다. 금요일 스헤르토헨보스의 코트 위에는 그녀의 투지가 빛났다.

 

14일 네덜란드 스헤르토헨보스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리베마오픈 단식 준결승에서 엘리서 메르턴스는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를 상대로 2-1,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1세트는 알렉산드로바의 강력한 서브와 공격적 플레이에 밀려 2-6으로 내줬지만, 메르턴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11차례 매치 포인트 극복”…메르턴스, 리베마오픈 결승행→역전 드라마 완성
“11차례 매치 포인트 극복”…메르턴스, 리베마오픈 결승행→역전 드라마 완성

2세트 들어서도 흐름은 썩 좋지 않았다. 게임 스코어 3-5로 뒤처진 메르턴스는 패색이 짙어 보였다. 특히 타이브레이크 포함, 총 11번이나 맞은 매치 포인트 상황. 누구도 쉽게 버틸 수 없는 순간마다, 메르턴스는 숨을 고르고 다시 코트를 누볐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그녀는 기어코 타이브레이크 7-6(9-7)로 이번 세트를 손에 넣었다.

 

기세를 탄 메르턴스는 3세트 시작과 동시에 분위기를 자신 쪽으로 가져왔다. 두 선수 사이 랠리가 길어질 때마다 관중의 탄성도 커져갔다. 결국 6-4, 마지막 세트까지 잡아내며 결승행을 확정짓는 데 성공했다. WTA 투어는 이번 승리가 2020년 이후 한 경기에서 최다 매치 포인트 허용 후 거둔 값진 승리로, 투어 역사에 다시 한 번 이름을 새기게 된 기록임을 공인했다.

 

경기를 마친 메르턴스는 인터뷰에서 “매치 포인트 횟수를 세다가 중간에 잊었다. 오직 매 순간 집중하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만 생각하려 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공식 SNS를 비롯한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메르턴스는 포기라는 말을 모른다”, “믿을 수 없는 집념” 등 찬사가 코트를 넘었다.

 

이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메르턴스는 리베마오픈 결승에 올라 루마니아의 엘레나 가브리엘라 루세와 정상의 자리를 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결승전은 현지시간 16일에 열린다.  

경기장의 밤은 길었지만, 한 선수의 신념은 더 깊었다.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이 순간은 돌이켜보면 용기를 내야만 지나칠 수 있는 시간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결승전을 통해 또 한 번의 위대한 장면이 만들어질지 테니스 팬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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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턴스#리베마오픈#알렉산드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