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찬성”…정당·이념 따라 민심 양분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여론이 뚜렷하게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꽃이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 필요성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 결정 등 정치적 사안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법원 수장의 거취를 둘러싼 민심의 균열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전화면접조사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4.6%였으며, '반대'는 34.1%로 집계됐다. 두 의견 간 격차는 20.5%포인트로, 응답자 10명 중 절반 이상이 조 대법원장의 즉각적인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여론조사꽃 측은 "최근 대법원 결정을 둘러싼 국민적 불신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찬성'이 우위를 보인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반대'가 51.9%로 나타났다. 특히 호남권은 찬성률이 76.1%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제주, 그 외 전 지역도 모두 과반 이상이 사퇴에 찬성했다. 연령별로는 40대(73.0%)가 찬성 응답률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50대(67.6%), 60대(54.2%) 순을 이었다. 18~29세와 70세 이상에서는 찬반이 팽팽했다.
정당 지지별로는 경계가 더욱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4.5%가 사퇴에 찬성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78.7%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무당층의 경우에도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의견 분산 양상을 보였고,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83.0%)·중도(57.7%)는 찬성, 보수(65.2%)는 반대에 무게를 뒀다.
같은 기간 진행된 ARS조사 결과 역시 유사한 흐름이었다. 조 대법원장 사퇴에 ‘찬성’은 57.4%, ‘반대’ 37.5%로 나타났으며,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과반이 찬성했다. 연령별로는 40대(72.4%)와 50대(71.3%) 찬성 비율이 두드러졌고, 18~29세에선 '반대'가 우세해 세대별 온도차도 확인됐다. 성별로는 전화면접조사와 비교해 여성의 '반대' 응답이 다소 높았으나, 전체적 흐름엔 차이가 없었다.
ARS조사 기준으로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2.8%가 찬성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81.6%가 반대로 답해 강한 진영 대립 구조가 재확인됐다. 진보·중도 성향에선 사퇴 압박, 보수 성향에선 방어 논리로 맞서는 모양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화면접조사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ARS조사로 1,004명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됐다. 통신사 무선가상번호와 무선 RDD를 사용한 조사 방식,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표본오차, 그리고 인구 비례 가중을 반영했다. 세부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정치권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진퇴 문제가 향후 정국의 또 다른 갈등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신중한 입장차를 이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국회와 정치권 움직임에 따라 대법원 수장의 거취 논란이 장기정국 변수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