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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통합 관리”…서울아산병원, 노년 진료시스템 가동 → 고령의료 표준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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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통합 관리”…서울아산병원, 노년 진료시스템 가동 → 고령의료 표준화 신호탄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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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맞춤형 통합 진료시스템이 중증 환자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전산화된 통합관리 플랫폼과 AI 기반 문의 응대 등 연속 진료를 녹여낸 ‘위드원(WithONE)’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고령 환자 개개인의 위험요인 분석과 맞춤형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업계는 이번 시도를 “노년 의료관리 혁신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선보인 ‘노년 맞춤형 통합 진료시스템’은 65세 이상 고령환자의 입원 초기부터 고위험군을 실시간 선별한다. 임상허약척도(CFS)와 자체 개발한 ‘돌봄 위험 척도’로 건강상태와 악화 위험을 종합 진단하고, 병원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시니어환자관리팀에 자동 협진을 의뢰한다. 접수 48시간 내 전담 간호사가 방문, 4M(돌봄요소, 이동능력, 약물관리, 정신기능) 기반 다학제 의료진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자체 돌봄 위험척도는 기존 경증선별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집중관리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조기에 선별·정밀 진단, 환자별 예후 예측과 낙상·재발 위험 등 다양한 돌봄 요소에 맞춰 통합치료 플랜을 제시한다. 여기에 재활의학, 약제, 영양 등 진료 지원팀과의 협업을 통해 조기 재활·낙상 방지, 다약제 교육, 영양 맞춤식단까지 세분화된 관리가 이뤄진다.

 

진료의 연속성 또한 한 단계 진화했다. 퇴원 후에는 통합 퇴원계획 서비스와 연동, 1인거주·돌봄공백 등 고위험군이나 만성질환자가 지역사회 복지, 가정간호기관으로 곧바로 연계된다. 사회복지사와 전담간호사가 가족과 동행해 치료-돌봄-재활-사회복귀를 지원하며, AI 기반 문의응대 시스템, 안심진료클리닉 등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국제적 성과도 도드라진다. 서울아산병원은 미국 의료개선연구소 ‘케어엑설런트(Care Excellent)’ 인증을 획득, 아시아 최초 노년 특화 병원으로 선정됐다. 시니어환자관리팀 관리 환자수는 2021년 160명에서 2024년 2959명으로 18배, 퇴원계획 서비스 의뢰는 약 10배, 지역복지 연계 실적은 7.5배 이상 증가했다. 프로그램 만족도는 90%를 넘겼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령인구 증가 속,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노년 통합진료 및 퇴원 연계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중 최초로 운영되는 이번 시스템이 향후 공공 부문이나 중소 의료기관 확산의 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현재 의료법·의료기관평가인증 기준에서도 통합진료, 상담 연계, 개인정보 보호 요건 등이 강화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시니어환자위원회 출범에 이어 ‘위드원’ 상표 출원까지 완료, 표준화된 의료모델로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현장에서는 “디지털-대면 통합 돌봄 서비스가 노년 의료 정책의 ‘새 지평’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노년환자 맞춤형 집중 진료가 산업 전반의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향후 AI·데이터 기반 관리 확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의료-돌봄-지역사회 연계 모델 확보가 고령사회 의료관리를 바꾸는 첫 단추”라는 분석이다.

 

산업계는 이번 의료시스템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년 환자 통합 진료의 제도적 뒷받침과 현장 적용, AI·데이터 등의 기술과 윤리, 그리고 표준화된 산업 생태계 구축이 새 성장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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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위드원#노년통합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