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논란·‘극우’ 공방 정면 충돌”…국민의힘 전당대회 토론회, 찬탄-반탄파 격돌
한국 정치의 양극화 지형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TV토론회에서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탄핵, 극우 논란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들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 TV토론회는 8월 10일 진행됐으며, 찬탄파(탄핵 찬성)와 반탄파(탄핵 반대) 지도부 후보들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극우 프레임을 앞세워 반탄파 김문수·장동혁 후보를 압박했다. 안철수 후보는 장동혁 후보에게 “장 후보는 ‘윤어게인’인가”라고 물으며, 극우와 친전한길 논란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장동혁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언론이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것”이라며 단호히 맞섰다. 반면 장 후보도 안 후보를 상대로 정치 특검 지지 여부를 따져 물으며 역공을 펼쳤다.

탄핵과 계엄 논란을 두고도 격론이 이어졌다. 조경태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은 만고의 역적 아닌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계엄은 비상대권으로 헌법에 보장돼 있다”며 “누가 다친 사람이 있느냐”라며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 또한 계엄의 위법성 여부를 지적했으나, 김 후보는 방법론의 문제일 뿐이라며 반탄파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야 간 대화와 강경 대응을 둘러싼 인식 차이도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표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극좌 테러리스트”라고 강하게 비난했고,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대화는 원칙”이라며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 인권침해 여부에서도 후보별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토론 종료 후에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조경태 후보는 “고구마 100개 먹는 기분”이었다며 반탄파 입장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도 불구하고 계엄과 탄핵을 옹호하는 일부 주자들의 발언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문수 후보는 조 후보의 ‘만고의 역적’ 발언을 ‘만고의 망언’이라고 받아치면서, 당내 인사 징계 논의가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대 첫 방송토론회는 차기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내 주류·비주류 구도, 탄핵과 계엄, 극우와 온건 키워드를 축으로 한 노선 충돌을 짙게 드러냈다. 정치권은 토론회 이후 각 후보의 입장이 재확인되며, 전대 정국의 갈등 양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8월 22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당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