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중국 상업화 신호탄”…유한양행, 렉라자 기술료 640억원 확보

윤찬우 기자
입력

유한양행이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중국 상업화 개시에 따라 640억원 규모의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한다. 얀센 바이오테크와의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이번에 발생한 마일스톤은 최근 유한양행 연결기준 연매출(2조678억원)의 3.1%에 달하는 의미 있는 성과다. 업계는 이번 중국 진출이 ‘기술수출 경쟁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31일 공시를 통해, 폐암의 주요 원인 유전자(EGFR)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레이저티닙을 얀센에 기술수출한 이후, 중국 현지 상업화 개시로 4500만 달러(약 640억원) 기술료를 60일 이내 수령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료는 렉라자와 얀센의 항암치료제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중국 출시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제품 라이선스 기반 신약 개발의 또 하나의 성과로 평가된다.

레이저티닙은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이 개발,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된 3세대 EGFR 표적항암제다. 이후 유한양행이 임상1상 중 얀센에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넘기면서, 국산 혁신신약의 기술수출 모델로 주목받았다.

 

AI 기반 신약개발, 유전체 빅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렉라자와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생존기간 연장 등 임상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렉라자는 미국·유럽·일본에 이어 지난 7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 세계 주요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렉라자와 경쟁하는 오시머티닙(아스트라제네카), 다갈라(다이이치산쿄) 등 대형 약물들과 차별화된 표적질환, 병용 전략 등으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새로운 병용 요법, 효능 데이터 확보 등 R&D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 최대 폐암 치료제 시장인 만큼, 현지 상업화 개시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의 수출 구조 고도화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편,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신약의 혁신성 평가와 관련해 심사 절차, 보험등재 기준 완화 등 제도적 진입장벽 해소가 논의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이번 렉라자의 마일스톤 수취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글로벌 기술력과 상업화 역량을 동시에 입증한 모델로 남을 것”이라며 “향후 국산 신약의 세계 시장 진출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가 기존 기술수출 구조를 넘어 실제 시장 안착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유한양행#렉라자#얀센바이오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