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로 미세먼지 완화”…고려대, 임산부·자녀 건강 보호 방안 연구

비타민D가 임신부와 그 자녀의 신장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지며,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임산부 영양 전략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연구팀은 임신 시 비타민D 복용이 미세먼지(PM₂.₅)에 노출된 산모와 자손 모두의 신장 손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를 미세먼지의 세대 간 유해성 검증과 대응책 마련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구는 임신한 흰쥐 9마리를 생리식염수, 미세먼지 단독, 미세먼지와 비타민D 병용 투여 세 집단으로 나누어 임신 11일부터 출산 후 21일까지 다양한 처치를 실시했다. 이후 산모와 수컷 자손의 신장 조직을 비교한 결과, 미세먼지군에서는 사구체 및 세뇨관(콩팥의 혈액 여과 및 소변 생산 부위) 손상, 염증, 대식세포(면역기관계 세포) 침윤이 크게 늘었다. 특히, 비타민D가 투여되면 이런 유해 변화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핵심 기전 역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미세먼지 노출 자손 쥐는 비타민D 수용체(VDR)·항산화 신호(Nrf2)·혈류조절(레닌, ACE)·염증조절(NF-κB p50) 등 신장 보호에 필수적인 분자 신호가 억제된 반면, 비타민D 병용군에서는 그 기능이 회복됐다. 동물 모델 상 신장 조직의 형태적 손상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기존 연구들이 미세먼지의 산모 건강 영향에 국한됐다면, 이번 연구는 그 영향이 혈통을 넘어 자손 신장 조직에까지 미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 특히 생체 내 비타민D 신호 회복이 구조적·기능적 손상 완화의 핵심임을 밝힌 점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타민D 영양효과를 겨냥한 신약 또는 식이요법 연구에도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임상 적용에는 산모와 신생아의 혈중 비타민D 수준, 미세먼지 노출 강도 등 세부 지표별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이번 결과는 출산기 모자 건강증진 정책·임상지침 개정, 산업·제약계 신제품 개발의 선행 논거로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한편, 해외에서는 공기질 악화에 대응해 임산부 대상 보조영양제 처방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선 미세먼지의 세대 간 영향 연구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연구는 한국형 환경·영양망 데이터 축적의 신뢰 사례로 꼽힌다.

연구를 이끈 임형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교수는 “비타민D는 미세먼지에 취약한 임산부와 태아의 신장 보호에 중추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관련 신약·영양중재까지 이어질 전략 개발의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학계의 추가 연구 협력을 제안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